부산 '영도다리' 추억속으로…내년 철거

  • 입력 2000년 12월 18일 18시 41분


부산의 명물 ‘영도다리’를 볼 수 없게 됐다.

이 다리는 건설된 지 66년이나 된데다 18일 기공식을 가진 인근 부산 제2롯데월드의 교통영향평가에서 현재 왕복 4차로 다리를 왕복 6차로로 넓히는 것을 조건으로 허가가 나 철거가 불가피해졌기 때문.

이 다리는 일제 강점기인 1934년 11월23일 당시 700만8000원을 들여 개통됐다. 다리가 들리는 도개교(跳開橋)로 유명했던 영도다리는 아직도 6·25전쟁을 경험한 50, 60대들에게 용의 꼬리처럼 하늘로 치솟던 모습이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특히 6·25때 피란민들이 대중가요 ‘굳세어라 금순아’의 ‘영도다리 난간 위에 초승달만 외로이 떴다’는 가사를 부르며 망향의 설움을 달랬고 약속장소로도 유명했다. 영도다리는 육지쪽 31.30m의 다리부분이 하루에 두 번씩 들려 관광명물이 됐으나 66년 9월1일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현재 부산시와 제2롯데월드의 건축주인 롯데쇼핑㈜이 새로운 명물을 세운다는 방침아래 철거 후 검토하고 있는 교량형식은 강합성형교와 넬슨교, 트러스교 등 3종류. 어떤 형식이 됐든 영도다리는 내년 10월경 철거될 예정이며 2005년 12월 새 다리가 완공되면 롯데측이 시에 기부채납할 계획이다.

부산시는 영도다리를 관광용으로 보존하자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대형 모형을 제작해 보관하는 방안 등을 검토중이다.

<부산〓조용휘기자>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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