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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2월 14일 1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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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날 대통령이 승용차를 타고 청와대로 가는 길목인 서울 중구 소공동 및 태평로, 종로구 세종로 인도에 공무원 수천명을 배치해 김대통령이 승용차를 타고 지나갈 때 소형 태극기 등을 흔들도록 했다.
정부는 교육부 공무원들은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앞, 서울시 공무원들은 소공동 및 서울시청 앞 로터리 등으로 부처별 담당 구역을 정했다.
정부는 이에 앞서 서울 각 구청에서도 인원을 최대한 동원하도록 권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날 오후 1시경부터 정부중앙청사와 서울시청 및 각 구청은 사무실을 지키는 몇 명을 제외하고 공무원들이 김대통령을 환영하러 나가 텅 비었으며 한때 업무가 마비되거나 지연됐다.
교육부의 한 공무원은 “부처별로 담당 구역을 정해 놓았기 때문에 나가기 싫어도 질책이나 받으면 부서 분위기가 흐트러질까 두려워 모두 일손을 놓고 나갔다”면서 “인도에서 태극기를 흔드는 것이 진정으로 김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축하하는 일이냐”고 반문했다. 한 공무원은 “공무원 동원은 김대통령에게 누를 끼치는 일”이라며 “이런 지시나 발상을 한 사람을 찾아 문책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준우기자>ha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