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노벨상 수상식 참석' 찬반논란]"나라 어지러운데…"

  • 입력 2000년 11월 28일 18시 56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식 참석에 대한 찬반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자민련이 27일 “시급한 내치의 안정을 위해 수상식 불참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는 성명을 내면서 논쟁은 본격화했다.

▼"민족적 경사 논쟁유감"▼

찬성하는 쪽은 국가신인도 제고 등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민주당 서영훈(徐英勳)대표는 “병이 난 것도 아니고, 큰 혼란이 있는 것도 아닌데 국위를 선양할 좋은 기회를 외면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한 중견외교관은 “대통령의 수상식 참석은 국제사회와의 약속이라고도 볼 수 있는 만큼 이를 지켜야 한다”고 말하고 “만약 불참한다면 한국의 국내상황이 정말로 심각하다는 인상을 국제사회에 주게 될 텐데 가지 않을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대학교수도 “노벨상과 내치를 연결하는 것 자체가 정치논리”라며 “경제위기는 대통령과 정부, 국민이 합심해 풀어야할 문제이지 노벨상과는 전혀 별개”라고 말했다.

반대하는 논리는 최근 잇따른 금융사고와 구조조정 부진 등을 들며 대통령이 내치에 신경을 써야한다는 것.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우리나라가 처해 있는 절박한 상황을 대통령이 잘 파악해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며 은근히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한국신당 김용환(金龍煥)의원은 “이희호(李姬鎬)여사가 대신 받으러 가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도 있더라”고 전했다. 총리실의 한 간부는 “수행원 수와 경비를 대폭 줄이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경실련 이석연(李石淵)사무총장은 “민족적 경사에 대해 논란을 벌이는 것은 국제사회의 눈으로 보면 웃음거리가 된다”며 “그러나 여권도 국민정서가 주는 여러 메시지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익에 도움"▼

한편 박준영(朴晙瑩)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은 28일 “노벨평화상 수상식 참석은 국가의 국제적 이미지 제고에도 긍정적이기 때문에 국가의 장기적 이익을 위해 도움이 될 것”이라며 “세계화시대에 한국지도만 볼 것이 아니라 세계지도도 보는 지혜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형권기자·자카르타〓최영묵기자>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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