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부구청장등 직원시켜 자녀결혼 청첩장 작성 물의

  • 입력 2000년 11월 21일 23시 06분


부산의 한 자치단체에서 고위직 공무원들이 자녀의 결혼을 앞두고 1500여장의 청첩장을 부하 직원에게 밤늦도록 작성토록 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깨끗한 공직사회를 만들어가는 후배 공무원’이라고 자신을 밝힌 부산의 한 구청직원은 20일 오전 구청 인터넷 게시판에 ‘A, B 두 간부를 고발함’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 따르면 이 구청 부구청장인 A씨는 25일 예정인 자신의 아들 결혼식에 사용할 청첩장 1200장을 제작하면서 부하직원에게 봉투에 이름과 주소를 전산으로 입력토록 했다. 또 이 구청의 총무국장인 B씨는 다음달 2일의 자신의 딸 결혼식에 사용할 청첩장 300장을 부하직원에게 건네면서 봉투에 적힌 주소와 초청자 300명의 명단을 대조해 오탈자 및 중복 여부 등을 확인토록 했다는 것. 이 글은 이날 오후 게시판에서 삭제됐으나 다시 부산시 인터넷 게시판으로 옮겨지면서 파문이 확산됐고 시 감사실은 21일 부구청장 등에 대해 직무감찰을 벌였다. 이에 대해 문제의 부구청장은 “친하고 한가한 직원들에게 청첩장을 쓰게 한 것은 사실이지만 무리하게 강요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부산〓조용휘기자>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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