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낙주 前의장 조사후 일단 귀가…우방서 2억여원 받은 혐의

  • 입력 2000년 11월 21일 18시 34분


서울지검 특수3부(김우경·金佑卿 부장검사)는 21일 전문대학 정원을 늘려달라는 청탁과 함께 2억4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황낙주(黃珞周·72·사진)전국회의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사정당국이 공무원 등에 대한 사정방침을 천명한 가운데 황전의장에 대한 검찰수사가 시작됨으로써 정치권에서는 정치인 사정(司正)의 신호탄이 아닌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황전의장은 96년 7월부터 경북 K전문대학 재단이사장인 ㈜우방 이순목회장에게서 “대학 정원을 늘려달라”는 청탁과 함께 2억4000만원을 받은 혐의다.

이회장은 평소 잘 아는 사이인 서울지역 군소신문사 회장 도모씨(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중)를 통해 황전의장에게 97년 11월까지 10여 차례에 걸쳐 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황전의장은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황전의장이 심한 당뇨병 증세로 기동이 불편한 점을 고려해 이날 오후 6시경 일단 귀가시켰으며 구속영장 청구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황전의장에 대한 수사는 오래 전부터 진행해온 것으로 한달 전부터 출두하라고 통보했으나 지병 치료를 이유로 출두를 거부하다가 갑자기 출두해 조사를 하게 됐다”며 “최근 고위공직자와 정치인에 대한 사정수사 방침과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황전의장은 96년 1월 국회의장 재직시 서울지방 국세청 간부 A씨에게서 국회의장 비서 채용과 관련해 1억5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9월 창원지법에서 징역 5년에 추징금 1억5000만원을 선고받았으나 법정구속되지는 않은 상태에서 항소했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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