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금융사고…고객정보 빼내 21억여원 횡령

  • 입력 2000년 11월 15일 23시 07분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는 15일 은행전산망을 통해 알아낸 고객 정보를 이용해 특정 고객의 통장을 재발급받는 수법으로 21억여원을 인출한 전 Y은행 모지점 차장 정모씨(41)와 이모씨(49·무직) 등 4명을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최모씨(49) 등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은 또 이들의 범행사실을 알고 폭력배를 동원해 위협, 2억원을 뜯어낸 김모씨(43)를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올 4월경 Y은행에 재직 중인 정씨에게 거액을 주겠다며 유혹, 이 은행전산망을 통해 고객 김모씨(53)의 주민등록번호와 계좌번호 비밀번호 등을 알아낸 뒤 김씨 명의로 통장을 재발급받아 김씨의 예금 21억3000여만원 전액을 인출해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가짜 통장을 마련해 세탁기에 넣어 훼손시킨 뒤 은행 담당직원을 속여 21억여원이 든 원래 김씨의 계좌번호로 통장을 재발급받아 약 1개월 동안 9차례에 걸쳐 돈을 모두 인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 5월 말 은행을 그만둔 정씨는 경찰에서 “은행 노조간부로 활동하면서 외환위기 당시 노조원들의 대출보증을 서줬다가 4억원의 빚을 지게 돼 이씨 등의 제의를 거절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호원기자>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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