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간대 한국인 학생, 통과의례 폭음으로 숨져

  • 입력 2000년 11월 14일 17시 09분


미시간대학의 한국인학생 김병수씨가 자신의 21세 생일파티에서 위스키 20잔을 연속으로 마시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3일 월요일 새벽6시에 사망했다.

김씨는 병원으로 옮겨진 11일 토요일 아침부터 사망할때까지 혼수상태에 있었으며 이 소식을 들은 김씨의 부모는 일요일 오후 이곳에 도착했다.

김씨는 10일 금요일 밤 또는 11일 토요일 새벽에 10분동안에 20잔의 위스키를 연속 마신것으로 밝혀졌고 토요일 아침에 미시간대학 응급센터로 이송됐으며 매우 위독한 상태였다.

김씨의 부모는 모두 의사이며 1989년 앤아버에서 학위를 땄고 그 당시 김씨는 로간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이후 김씨는 버지니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미시간대학에서 학부를 다니기로 결정했다.

지난 금요일밤은 김씨의 생일축하파티였고 11명의 친구들의 미시간대학 건너편의 김씨의 아파트인 버드나무아파트 1857동에 생일을 축하하기위해 모였다.

앤아버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년동안 살아온 해수를 기념하기위해 20잔을 마셨으며 김씨가 쓰러지자 친구들이 그를 침실에 눕혔고 한시간뒤에 보니 숨을 쉬지 않는 것처럼 보여 911에 전화를 걸었다.

토요일 새벽1시45분에 도착한 911요원 에릭바울은 응급조치를 하고 구급차를 불렀다.

앤아버 경찰대변인 마이클로게는 "그당시 김씨는 숨을 쉬고 있었고 상태가 좋아질 것 같이 보였다"고 말했다.

김씨가 병원에 실려온지 몇시간 후 혈중알콜농도를 재보니 0.39였고 이는 음주운전단속기준인 0.10의 무려 4배에 달하는 수치였다.

로게는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이 모두 21살이 넘었는지는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로게는 "김씨가 미성년자가 아닌 21살이고 술도 직접 산 것으로 보여 법을 어긴 사실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한편 이사건에 대해 이 아파트주민들은 기자들과 인터뷰하기를 거부했다.

이대학 학장인 프랭크 시안시올라는 주말내내 김씨의 병원에서 오랫동안 있었다. 프랭크는 "이 사건이 대학내 한국학생들에게 충격을 줄 것"이라며 "김씨가 아직 전공이 확정되지 않은 공학과정1년생"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프랭크는 또 "이런 과음파티가 어른이 되기위한 통과의식이 될 순 없다"며 "학생들은 과음이 자신의 삶을 바꾸고 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대학 대변인 줄리 피터슨은 학교관계자들이 이일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갖기로 했다고 말했다.

피터슨은 "매년 몇몇 학생들이 전공학기가 끝나갈때 즈음에 종종 과음을 해 응급실로 실려온 예가 있긴 했지만 음주사망사고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피터슨은 또 "그래서 매년 학기말에 음주방지 교육프로그램을 하고 있지만 21살 생일을 맞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 대학에선 가을오리엔테이션에 학부모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룻밤에 4-5잔 이상을 마시는 음주는 위험하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교육을 준비하고 있다.

피터슨은 "이번 교육에서 학생들에게 친구가 취했을때 어떻게 해야하는지 가르쳐줄 것"이라며 "학생들이 정신을 잃을때까지 술을 마시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정리=이희정/동아닷컴 기자] huib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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