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수]노동계 “130만” 정부 “110만”

  • 입력 2000년 11월 10일 19시 10분


실업자가 다시 거리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여기에 공공 금융부문 구조조정 및 계절적 요인이 한꺼번에 겹칠 것으로 예상돼 얼마나 더 실업자가 양산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당분간 실업률이 높아지겠지만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면 다시 낮아질 것”이라는 입장. 한국노동연구원 강순희(康淳熙)동향분석실장은 “구조조정이 실패할 경우 내년 2월 실업자수가 110만명(5.0%)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퇴출 조치로 2만8000명, 공공 금융 구조조정으로 2만2000명, 대우자동차 부도로 2만5000명, 계절적 요인으로 13만명, 구조조정과 별개의 요인으로 9만5000명 등 총 30만명 정도의 실업자 발생이 예상된다는 것. 그러나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연간 실업자수는 82만명(3.7%)을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동계는 “내년 초 실업자수는 130만명 이상에 달할 것”이라며 노동연구원의 추산을 비판하고 있다. 민주노총 김태현(金泰炫)정책실장은 “퇴출 사업장 실직자만 3만5000명에 달하고 이중 건설 근로자는 2만명”이라며 “현대건설을 포함한 퇴출 건설업체의 1차 하청업체 근로자는 16만5000명이나 된다”고 말했다.

또 부도난 대우자동차 1차 하청업체만 해도 10만명을 넘을 것으로 보이며 신규 대졸자도 18만명(대졸취업 재수생 17만9000명 별도)이나 되는데 신규 일자리는 8만5000여 개에 불과하다는 것.

노동계는 “구조조정으로 5만명의 실업자가 발생하겠지만 정보통신 분야에서 20만명의 고용이 이뤄질 것”이라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언급에 대해서도 “직종전환도 어려울 뿐더러 20만명 일자리는 어디에 있는 거냐”며 부정적 반응이다.

실업자수 논란은 10일 노사정위원회 본위원 회의에서도 벌어졌다. 노동부는 노동연구원 분석을 토대로 “연말 5만명, 내년 초 4만명의 실직자가 나올 것”이라고 보고했고 몇몇 위원들은 “비정규직도 포함된 것이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노동 관련 전문가들은 “구조조정의 당위성과 별개로 예상 실업률을 정확하게 파악하고범정부적 실업대책 특별기구를 구성, 하루속히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용관기자>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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