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준펀드' 가입 공무원-언론인 곧 소환

  • 입력 2000년 11월 6일 18시 45분


동방금고 불법대출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이덕선·李德善부장검사)는 6일 자살한 장래찬(張來燦)전 금감원 국장이 동방금고 유조웅 사장에게서 주식투자 손실 보전금 명목으로 받은 7억원은 장 전국장의 친척에게 전달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한국디지탈라인(KDL) 정현준(鄭炫埈)사장과 비서실장 이원근씨가 “우리가 조성한 사설펀드에 공무원과 언론계 인사가 다수 가입했다”고 진술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7억원의 행방〓검찰관계자는 “장 전국장이 자살 당시 묵고 있던 서울 관악구 봉천동 한조장 여관의 변기통에 그가 작성하다 버린 메모지에서 단서를 찾아 문제된 7억원의 행방을 추적했는데 그 돈은 장 전국장의 친척에게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장 전국장은 동방금고 유조웅 사장의 도움으로 평창정보통신 주식 2만3000주를 샀다가 팔아 6억3600만원을 벌었는데 이 돈을 다시 KDL주식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보자 다시 유사장으로부터 7억원을 받았다.

검찰은 장 전국장의 친척이 왜 그 돈을 받게 됐는지 등에 대해 조사중이라고 말했다.

▽펀드가입 공무원, 언론인 수사〓검찰은 정사장 등의 사설펀드에 가입한 공무원과 언론인의 가입동기와 대가성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정사장 등이 펀드에 가입한 공무원과 언론인 등에 대해 진술했다”며 “관련자들을 곧 소환해 불법성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러나 가입한 공무원과 언론인의 이름, 직급, 숫자 등은 밝히지 않았다.

▽금감원 임직원 수뢰혐의 수사〓검찰은 인천 대신금고와 유일반도체에 대한 감사 및 징계조치 등과 관련해 금감원 비은행검사1국과 조사총괄국, 심의제재위원회의 국장급 이상 간부들을 곧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동방금고 유조웅 사장을 통해 금감원 간부들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동방금고 이경자(李京子)부회장의 진술을 뒷받침하는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금감원 관계자들에 대한 계좌추적에서 뭉칫돈이 나왔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정현준 사장이 9월 KDL 부도직전 내부자 정보를 이용해 거액의 투자손실을 회피하고 외자유치와 합작설 등을 통해 주식 시세조종을 벌인 혐의를 잡고 정씨와 측근들을 조사중이다.

검찰은 정씨가 사설펀드를 조성하면서 일부 투자자에게 손실보전을 약속한 사실도 밝혀내고 보전금으로 지급된 돈의 출처를 캐고 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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