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빛난 군인정신…육군2명 바다서 30代 구조

  • 입력 2000년 10월 27일 18시 41분


"사단장님, 이렇게 불쑥 편지를 한 것은 귀사단 소속 장병 두사람의 선행에 대해 감사드리고 싶은 마음에서입니다."

한나라당 김영춘(金榮春·서울 광진갑)의원이 27일 육군 제53보병사단 사단장에게 보낸 편지 한통이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 부대에 근무 중인 선박확인조 장윤덕(張潤德·22), 옥동렬(玉東烈·22)상병이 낚시를 하다 실족한 김의원의 동생 영기씨(37)를 구조했던 사실이 이 편지를 통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

이들은 8월10일 오전 1시10분경 높은 파도가 치는 부산 다대포의 한 방파제를 순찰하던 중 낚시하다 실족한 김씨을 발견했다. 장상병이 바다로 뛰어들어 김씨를 방파제 위로 올렸으나 탈진하자 옥상병이 다시 바다로 뛰어들어 장상병을 구출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김씨는 물을 너무 많이 먹어 119 후송 도중 숨졌다. 이들은 김씨를 빨리 구하지 못해 숨졌다는 자책감 때문에 구조사실을 숨겨오다 김의원이 이날 이들의 선행을 사단장에게 알리면서 사연이 드러난 것.

김의원은 편지에서 "두 장병의 희생적인 노력으로 구조된 동생이 살아났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마는 시신이라도 밤바다 가운데로 떠내려가지 않았음에 감사할 뿐 이라며 국회 일 등으로 보은의 편지를 늦게 했지만 멋진 군인정신을 치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부대는 이날 곧바로 이들에게 연대장 표창과 함께 4박5일간의 포상휴가를 줬다.

<부산=조용휘기자>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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