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신금 불법대출]정현준·이경자씨 자진출두 밤샘조사

  • 입력 2000년 10월 26일 00시 59분


동방금고 불법대출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이덕선·李德善 부장검사)는 26일 0시를 전후해 한국디지탈라인(KDL) 정현준(鄭炫埈·32)사장과 동방금고 이경자(李京子·56) 부회장이 자진출두함에 따라 이들을 상대로 불법대출 경위와 정관계 인사들에게 대출자금 중 일부를 로비 명목으로 사용했는지 등에 대해 밤샘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두 사람의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에 대해서는 대질신문을 벌였다.

검찰은 또 이 사건에 관련된 회사와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에 나섰다.

검찰은 이날 KDL 사무실과 정사장 집, 동방금고 사무실과 이 금고 이부회장 및 유조웅 사장 집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정확한 불법대출 액수와 경위를 확인할 수 있는 관련 서류를 확보하고 불법대출 자금 중 로비 목적으로 사용한 돈의 액수와 전달 경로를 확인할 방침이다.

한편 검찰 관계자는 “동방금고 유사장이 잠적하기 직전 큰 가방을 챙겨 떠났다는 점에 비춰볼 때 유사장과 동방금고측이 불법대출과 로비관련 물증의 은폐를 시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정사장을 조사하기에 앞서 금감원 직원들과 동방 및 대신금고 대출담당 직원들을 소환해 637억원이 불법대출된 경위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이날 동방금고 이부회장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었으나 종적을 감춰 소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정사장이 주식시세 조작을 위해 조성한 사설펀드의 가입자 명단을 금감원에 요청했다.

이 펀드는 정사장이 평창정보통신 등에 대한 주식투자를 위해 조성한 것으로 전체 펀드규모가 수십억원에 이르며 금감원 임직원 등 정관계 인사, 사채업자 등 수십명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동방 및 대신금고에서 불법대출된 637억원 중 정사장 계좌에서 발견되지 않은 143억원의 행방을 캐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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