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소방서 신참 임은종대원 순직

  • 입력 2000년 10월 25일 19시 06분


25일 오전 4시38분경 서울 강서구 화곡동. 강서소방서 대원들이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불이 난 2층 주택은 이미 화염에 휩싸여 있었다.

노련한 소방대원들이 예상한 진화시간은 10분. 4시46분경 1차 진압으로 불길을 한풀 죽인 4명의 소방대원을 뒤따라 정경일(鄭景逸·34)반장과 임은종(林恩種·25)대원 등 2차 진압대원 4명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들이 있는지를 살피며 조심스레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그 순간 이들의 머리 위로 화마(火魔)의 몸부림을 이기지 못한 1층 천장과 벽면이 굉음을 내며 무너져 내렸다.

누전으로 추정되는 이날 화재는 건물내부 50여평과 5000여만원의 재산을 모두 태운 후 11분만에 진화됐지만 젊고 꿈 많던 임대원의 목숨을 앗아가고 정반장 등 출동대원 2명에게 중상을 입혔다. 숨진 임대원은 온갖 궂은 일을 도맡던 소방서 '막내’라서 더욱 다른 대원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임대원은 98년 공수부대에서 제대한 후 소방관으로 특채돼 지난해 10월 강서소방서에 배치됐다. 동료대원들은 "1년차였지만 본부에서 선발하는 미국 연수자가 되겠다며 출동 전날 밤에도 영어단어를 외웠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최호원기자>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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