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디지틀라인 수사]장내찬 금감원 前국장은 누구?

  • 입력 2000년 10월 24일 19시 02분


“장내찬 전국장요? 이재(理財)의 귀재지요. 지역 토호들인 신용금고 사장들과 인맥이 넓어요.”

신용금고업계에서 30년 가량 근무해온 한 신용금고 임원은 장내찬(張來燦·52) 전국장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장전국장이 정현준 한국디지탈라인(KDL) 사장 등으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가 드러나자 금융감독원에서도 “결국 터졌군” 하는 분위기다.

장전국장은 20년간 신용금고와 인연을 맺고 있다. 재무부 중소금융과에서 신용금고를 10년간 담당했으며 86년 신용관리기금으로 옮겨 금고검사 업무를 했다.

99년1월 금융감독원이 출범할 때 신용금고 업무에 밝다는 이유로 금고검사 담당인 비은행검사1국장에 임명됐다. 당시 이번에 문제가 된 대신금고 이수원 전무(현 사장)에 대한 징계를 ‘해임권고’에서 ‘정직 2개월’로 낮춰 줘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런 배경 때문인지 이근영(李瑾榮) 금융감독위원장은 “업무수행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9월 인사때 장국장을 보직해임하고 대기발령했다.

장전국장은 박준영(朴晙瑩)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의 조카사위이기도 하다. 그는 평시 현정권 실세와 고교 동기라고 자랑하고 다녔다. 이에 대해 박 수석은 “장전국장과는 두달쯤 전 집안 장례식에서 처음 인사를 나눴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정사장의 KDL은 최근 청와대 홈페이지 보수작업을 수주했다.

정사장, 장전국장, 정권 실세 등의 사이에 어떤 연결고리가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이는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

장전국장은 뇌물수수 혐의가 드러난 후 잠적중이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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