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무기수 김대중' 수인번호는 '9'…청주교도소 공개

  • 입력 2000년 10월 15일 19시 10분


나무 침상과 얇은 모포 석 장, 딱딱한 나무 책걸상, 벽에 덩그러니 걸린 비와 쓰레받기, 누렇게 변한 좌변기….

충북 청주교도소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기념해 김대통령이 19년 전 수감됐던 1.742평 독방을 15일 언론에 공개했다. 교도소측은 김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이 감방을 비워 당시의 모습대로 복원했다.

이 감방에 이르려면 높은 교도소 담장 한쪽에 마련된 육중한 철제 출입문을 통과한 뒤 100여m의 긴 복도를 지그재그로 지나야 한다. 김대통령은 신군부 시절 군사법원에서 내란음모죄로 사형을 선고받고 무기수로 감형된 81년 1월31일 이 감방에 수감된 뒤 다음해 12월16일까지 2년 가까운 세월을 보냈다.

김대통령은 당시 수인(囚人)번호 ‘9’를 가슴에 달고 있었다.

“김대통령은 거의 매일 독서로 소일했고 봉함엽서에 깨알같이 작은 글씨로 정치 경제 역사 등에 대한 소견을 적어 가족 등에게 보냈지요. 글씨를 깨알같이 작게 쓴 것은 제한된 지면에 되도록 많은 글을 쓰기 위해서였다고 해요.”

당시 담당 교도관이었던 서동식(徐東植·51)교위는 “김대통령은 틈나는 대로 책을 읽지 않으면 나중에 자식들과 제대로 대화를 나눌 수 없게 된다며 교도관들에게도 독서를 권하곤 했다”고 회고했다.

<청주〓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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