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주변인사등 "포철납품 로비" 거액받아…4명 구속

  • 입력 2000년 10월 12일 19시 06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동생의 비서와 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의 조카사위 등이 포항제철 납품업자로부터 거액의 로비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대구지검 포항지청은 경북 포항 세진산업 대표 구용회씨(40)로부터 1억9000만원을 받은 문창일(45·서울 중구 신당동) 김태호(43) 김성권(37) 윤여성씨(45) 등 4명을 지난달 말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문씨는 김대통령의 동생인 김대현 한국사회경제연구소이사장의 비서, 김태호씨는 박재규 장관의 조카사위이며 김성권씨는 전 국회의원 정모씨의 보좌관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문씨 등은 세진산업 대표 구씨에게 접근, “정치권 실세의 동생에게 부탁해 염화칼륨 납품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며 지난해 4월부터 7월까지 4회에 걸쳐 1억9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대통령 친인척 주변인사 등이 납품 청탁을 미끼로 업자로부터 돈을 받은 단순 사기극”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 구속된 문씨가 서울에 있는 포철회장 사무실을 방문해 유상부(劉常夫)포철회장에게 납품청탁을 한 사실과 이 자리에 김대현씨의 아들로 김대통령의 조카인 홍석씨가 동석한 사실을 밝혀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홍석씨를 소환,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수사를 축소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대구〓정용균기자>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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