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女風]사무처 9급 공채 8명전원 여성합격

  • 입력 2000년 9월 20일 19시 07분


“앞으로 여성 직원들이 국회 사무처를 점령하는 것 아니냐.”

국회 사무처가 최근 발표한 9급 직원(일반행정직) 공채 시험 결과를 놓고 국회 안팎에선 이런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국회가 지난달 실시한 9급 공채 시험에서 합격자 8명 전원이 여성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올해 9급 공채 시험 경쟁률은 765대 1로 무려 6200여명이 지원했다. 응시자 중 여성 비율이 64%로 남성보다 많았던 점도 있지만, 전원 여성 합격은 이례적인 일. 95, 96, 97년 세 차례 실시한 9급 공채 시험에서의 여성 합격자 비율은 35∼40% 수준에 불과했다.

이같은 결과는 지난해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군(軍) 가산점 제도가 폐지된 것이 가장 큰 이유라는 게 국회측의 분석. 여기에다 국제통화기금(IMF)사태 이후 일반 기업체가 여성 채용을 기피하는 경향이 생겨나면서 고급 여성 인력이 공무원 시험에 대거 몰려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채 합격자 중 이화여대 경북대 등 대졸이 7명, 전문대졸이 1명이었다.

현재 국회사무처 총 정원의 37%가 여성. 여성은 주로 6급 이하 하위직에 몰려 있다. 아직은 남성 비율이 높지만 올해 공채 결과가 추세로 굳어진다면 머지않아 여성 비율이 절반을 훌쩍 넘을 수도 있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또 최근 국회 여성특위에 전문위원과 서기관을 여성으로 임용하거나 또는 특별 승진시키는 등 여성 공무원의 상위직 진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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