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열씨 스톡옵션 논란]시민운동 도덕성 또 '구설수'

  • 입력 2000년 9월 17일 19시 21분


송자(宋梓)전 교육부장관의 낙마로 이어졌던 사외이사 논란의 불똥이 환경운동연합 최열(崔冽)사무총장에게로 튀었다. 최총장이 기아차와 삼성SDI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으며 스톡옵션을 받았다는 논란으로 불거진 것.

환경연합은 이에 대해 17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97년 7월 서울지법 민사 50부가 최총장을 비롯한 4명을 기아자동차의 사외이사로 승인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이를 송전장관의 경우와 비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외이사제도는 97년 기아자동차 부도위기를 계기로 경영감시장치의 필요성을 제기한 시민단체에 의해 도입됐으며 시민단체에서는 시민단체 관련자가 기업 사외이사를 맡는 것에 대해 긍정적이었다.

이와 관련해 최총장은 “두 회사에서 월 500만원씩 들어오는 통장은 환경연합 총무국에서 관리하고 있으며 일부는 (내가) 상임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6월민주항쟁사업회의 적자를 메우는 데, 일부는 유학 중인 환경운동가 4명의 학비보조에 사용했고 현재 3000만원이 적립돼 있다”고 밝혔다. 또 “주총에서 배당 결의를 하는 스톡옵션을 받은 것과 이사들에 대한 실권주 배당을 스스로 결의한 송전장관의 경우는 전혀 다른 것”이라 해명했다.

그러나 PC통신에 글을 띄운 한 네티즌은 “기업의 환경훼손을 감시해야 할 환경단체의 대표가 스톡옵션을 받고 사용내용을 그동안 공개하지 않은 것은 도덕성을 기반으로 하는 시민운동가에게는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소액주주운동을 벌여온 참여연대 장하성(張夏成)경제민주화위원장은 “시민단체 관련자가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는 사실은 비리도 아니고 하등의 도덕적 문제도 없다”며 “다만 최총장의 비중을 생각한다면 만약의 오해나 논란을 피하기 위해 안 맡는 게 나았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서영아기자>sy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