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선물 분주한 政街]고향특산품 인기

입력 2000-09-09 17:05수정 2009-09-22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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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앞둔 국회 의원회관은 의원 보좌진의 발걸음들로 어수선하다. 이들은 손에 손에 선물꾸러미를 들고 여기저기 분주하게 돌아다닌다. 손수레를 들고 선물을 나르는 보좌진도 눈에 띈다. 챙겨야 할 사람은 많고 한 곳이라도 빠뜨리면 원망의 소리를 듣기 때문이다.

의원들의 추석선물은 대부분 고향특산품. 산지가격으로 싸게 구할 수 있는데다 지역구 상품도 선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물가격은 1만∼2만원 수준이고, 대상은 당 사무처 직원이나 친지 등 200여명이어서 총 비용은 200만∼400만원 정도 든다고 한다.

민주당의 서영훈(徐英勳)대표는 전직 대통령들에게 떡을 선물했고, 자민련의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로부터는 표고버섯을 선물로 받았다. 서대표는 당 사무처 직원 200여명에게 식용유세트를 선물했다.

정동영(鄭東泳)최고위원은 고향특산품인 ‘순창고추장’을, 김옥두(金玉斗)사무총장도 장흥의 특산품인 ‘우리밀 고추장’을 선물했다. 고향이 바닷가(전남 신안)인 한화갑(韓和甲)최고위원은 김을, 여수가 고향인 김충조(金忠兆)의원은 갓김치를 선물했다. 또 이해찬(李海瓚)정책위의장은 남북정상회담 때 인기를 끌었던 ‘백세주’를, 김근태(金槿泰)최고위원은 벌꿀을 돌렸다.

한편 권노갑(權魯甲)최고위원은 추석을 앞두고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집 대문 앞에 ‘선물을 사절합니다’라는 문구를 내걸었고, 자신도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지 않았다. 이만섭(李萬燮)국회의장도 개인적 친분이 있는 의원 10여명에게 한과세트 등을 보낸 것 외에 국회 직원들이나 정당 관계자들에게 선물을 보내지 않았다.

1인당 최소한 5, 6개의 선물세트를 받은 민주당 사무처 직원들에 비해 야당은 썰렁한 편. 한나라당 정창화(鄭昌和)총무는 ‘값싼 중국마늘 때문에 어려움에 처한 농민들의 마음을 이해해달라’는 인사말이 담긴 편지와 함께 고향(경북 의성)의 마늘을 사무처 직원들에게 선물했다.

사조그룹 회장인 주진우(朱鎭旴)총재비서실장은 참치세트 대신 고향의 친구가 생산한 꿀을 300여명의 친지에게 선물했다. 또 권오을(權五乙)의원은 안동사과를, 박종웅(朴鍾雄)의원은 표고버섯을 돌렸다.

자민련은 당 지도부 차원에서 사무처 직원들에게 30만원씩의 ‘떡값’을 주는 것으로 대신했다. 그러나 오장섭(吳長燮)사무총장은 고향 특산품인 ‘예산사과’ 한 상자씩을 사무처 직원 등 100여명에게 돌렸고, 조희욱(曺喜旭) 안대륜(安大崙)의원 등 일부 전국구 의원들은 멸치나 참치세트 등을 선물했다.

<이철희·전승훈기자>klim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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