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 | 이운영씨 주장 | 관련자들의 반론 |
박지원장관 전화했나 | 지난해 2월 박지원 당시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이 2차례 전화했다. 1차는 아크월드에 15억원 대출 보증을 부탁했다. 2차에는 “금액이 작아서 직접 지점장에게 부탁했다”고 말에 대해 5억원만 가능하다고 하자 “무슨 이유가 그렇게 많아. 일 똑바로 해. 모가지 날라가기 전에”라고 말했다. | 청탁하려면 호형호제하는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이 있는데 지점장에게 직접 했겠느냐. 그런 적 없다. |
박혜룡,현룡 형제 청탁과정 | 지난해 3월11일 박혜룡씨가 찾아와 15억원 대출보증을 부탁했다. 2,3일 후 동생 현룡씨가 찾아와 “당신 이런 식으로 할꺼야. 모가지가 몇 개가 되는지 두고볼까”라고 했다. | 박혜룡씨 구속 중. 현룡씨 부인. |
박장관과의 타협시도설 | 내가 직접 박장관에게 사람을 보낸 적 없다. (모교인)동국대 총동창회 차원에서 사람을 보냈을 수는 있다. | 5월6일, 8월30일(두번) 모두 3차례 사람을 보냈다.구속을 면하게해주면(박장관이) 전화했다는 걸 말하지않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
권노갑 민주당 최고위원과의 접촉설 | 지난해 만난 적은 없지만 동국대 하계 졸업식 때 아내가 권최고위원을 만나 선처를 부탁한 것으로 안다. 올해 5월23일 동국대 총동창회 이사회에서 만났지만 말을 나누지는 못했다. | 지난해 봄 또는 여름 경에 이씨가 나를 찾아와 선처를 부탁했다.(권최고위원) |
:박지원 전 공보수석의 전화압력설: ―박 전수석은 전화 압력을 넣은 적이 없다는데….
“지난해 2월8, 9일경이었던 것 같다. 오후 2시쯤 지점장실로 전화가 왔다. 통화는 1∼2분 정도였다.” 다음은 이씨가 전하는 통화 내용.
△박〓아, 이지점장이신가요. 나 대통령 공보수석인데 아크월드가 거기 거래하고 있죠.
△이〓그렇습니다.
△박〓지금 아크월드가 급성장하는 회사니까 보증을 15억원 더 좀 쓰게 해주쇼.
△이〓알겠습니다. 적극 검토하겠습니다.
△박〓잘 부탁합니다.
―통화한 뒤 어떻게 처리했나.
“아크월드 파일을 가져오게 해 검토해봤더니 97년 매출액이 13억원이고 순이익은 100만원에 불과했다. 98년 상반기 매출이 19억원으로 성장세이긴 했으나 하반기 결산이 아직 이뤄지지 않아 5억원 정도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박 전수석과 또 한차례 통화했나.
“2월12, 13일경이었다. 비슷한 시간대였다.” 이씨가 전하는 두 번째 통화 내용.
△박〓나, 공보수석인데요.
△이〓아, 예. 안녕하십니까.
△박〓일전에 내가 부탁한 것 검토 좀 해봤소.
△이〓아, 예. 직접 검토해봤습니다만 (15억원이라는) 숫자가 나오지 않습니다. 최대한 5억원은 가능하겠습니다.
△박〓(갑자기 목소리를 높이며) 최수병이사장에게 직접 얘기해도 되지만 금액이 작아 직접 한 건데 안되겠소.
△이〓하명을 듣고 어떻게든 해보려고 했는데 숫자가 나오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박〓무슨 이유가 그렇게 많아. 이걸 못하면 당신 자리가 날아갈 거야. 일 똑바로 해. 모가지 날아가기 전에.
(이씨는 박 전수석이 갑자기 위압적인 목소리로 얘기한 뒤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 매우 당황했다고 밝혔다.)
―그런 내용을 다른 사람도 알고 있나.
“두 번 모두 당일 손용문이사에게 알리고 상의했다. 손이사는 98년10월경 아크월드에 대한 5억원 대출보증 만기 때 ‘잘 도와주라’고 지시한 적이 있다. 첫 전화가 온 날 오후 4시경 ‘박수석께서 친히 전화를 주셨습니다. 15억원 증액에 관한 것인데 검토해 보니 5억원밖에 안 나옵니다’라고 보고했다.”
―박수석을 사칭한 전화였을 수도 있지 않나.
“물론 그랬을 수도 있다. 지점장으로 있으면 1, 2년에 한 번꼴로 고위 기관장 사칭 전화가 온다. 그러나 스스로 공보수석이라고 밝혔고 TV에서 들은 목소리와 비슷했으며 사흘 뒤 확인 전화가 온 것 등으로 보아 전화한 당사자가 박수석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박현룡 전 청와대 행정관의 압력설
―박현룡 전 청와대 행정관이 압력을 가한 상황은….
“그가 99년 3월13∼15일경 지점장실로 찾아왔다. 그 이전에 우리 회사 반월지점의 ‘오바티오 코리아’사 대출보증 5억원 연대보증을 혜룡씨가 섰는데 그 회사가 부도나서 이를 갚아야만 추가 보증이 나갈 수 있었다. 현룡씨에게 왜 안되는지를 45분 가량 설명했다. 그는 말없이 담배를 연거푸 3대 피운 뒤 언성을 높였다. ‘당신 이런 식으로 할 거야. 모가지가 몇 개나 되는지 두고 볼까. 겁 없이 나발 불지 말고 보증이나 빨리 해’라고 쏘아붙인 뒤 나가 버렸다.”
▽사직동팀 수사문제
―사직동팀이 왜 당신을 수사했다고 보나.
“박지원장관과 가까운 박혜룡, 현룡 형제의 입김 때문 아니겠느냐. 지난해 4월22일 사직동팀 수사관이 나를 사무실에서 끌고 나오며 ‘이지점장, 당신이 죽어야 돼. 당신이 안 죽으면 내가 죽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장관과의 타협 시도설 등
―5월6일과 8월30일 등 모두 3차례 ‘메신저’를 박장관에게 보내 선처를 부탁했다는데….
“내가 직접 보낸 적은 없다. (모교인) 동국대 총동창회 차원에서 내 사정을 알고 ‘구명운동’을 벌여온 건 사실이다.”
―권노갑 민주당 최고위원(동국대 총동창회장)도 당신이 찾아와 선처를 부탁했다는데….
“지난해 ‘권선배’를 만난 적이 없다. 지난해 동국대 하계 졸업식에서 아내가 권선배를 만나 ‘잘 봐달라’고 말한 것으로 안다.”
<하종대이승헌기자>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