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FA환경조항 신설 원칙합의…韓-美 4년만에 협상 재개

  • 입력 2000년 8월 2일 18시 57분


한국과 미국간의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협상이 2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회의실에서 4년 만에 재개됐다. SOFA 개정 협상은 95년 7월부터 96년 9월까지 7차례 협상을 벌였으나 이후 미국측의 일방적인 중지 결정으로 열리지 못했었다.

송민순(宋旻淳)외교통상부 북미국장과 프레드릭 스미스 미국 국방부 아태담당 부차관보가 각각 수석대표로 나선 이날 협상에서 양측은 현행 SOFA의 불평등성과 한국민에 대한 현실적인 불편이 해소되도록 한다는 개정 원칙에 합의했다.

송국장은 “SOFA의 실질적인 문제점 등을 분명히 거론하고 관련조항을 개정해야 한다는 우리측 기본 입장을 미국측에 전달했고 미국측도 그 원칙에는 동의했다”며 “다른 나라의 SOFA와 비교하면서 미국측을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한미 SOFA의 차별적 조항을 최소한 미일 SOFA 수준으로 개정한다는 정부의 협상 방침을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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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측은 이날 형사재판권과 관련해 “미군 피의자의 신병인도시기를 ‘확정판결 이후’에서 ‘기소시점’으로 앞당기는 데는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그 대신 미국민인 이들의 법적 권익 보호장치가 확실하게 마련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미국측이 협상 초안에 밝힌 ‘징역 3년 미만의 범죄에 대한 재판권 포기’ ‘주한미군사령관의 신병인도 요구권 및 SOFA 효력 정지권’ 등은 우리 사법체계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것으로 일고의 가치가 없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양측은 또 환경조항 신설, 미군 농산물에 대한 검역 문제, 미군소속 한국 노무자의 권리 문제 등에 대해 서로의 입장을 밝히고 협의를 벌였으나 구체적인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양측 대표단은 3일 협상을 속개한 뒤 추가 협상일정을 잡고 우선 합의된 내용에 대해서는 이날 언론공동발표문을 내놓을 계획이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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