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취객 연행하다 맞아 숨져

  • 입력 2000년 8월 1일 19시 21분


술집에서 행패를 부리는 취객을 연행하려던 경찰관이 오히려 취객에게 맞아 숨졌다.

1일 오전 1시반경 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동 C유흥주점에서 부천중부경찰서 심삼파출소 소속 박영순경장(52)이 술값 문제로 술집 주인과 다투고 있던 김모씨(40·건축업)와 홍모씨(41·상업)를 연행하려다 이들에게 폭행 당해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김씨 등은 C유흥주점에서 16만원 어치의 맥주를 마신 뒤 “시키지도 않은 술을 내오는 바람에 술값이 많이 나왔다”며 돈내기를 거부, 술집 주인이 112 전화로 이들을 경찰에 신고하자 박경장은 동료 전재권순경(28)과 함께 출동했다.

그러나 김씨 등은 “잘못이 없는데 왜 경찰서에 가느냐”며 연행을 거부했고 박경장이 연행하려고 홍씨의 팔을 잡자 홍씨는 김씨와 함께 박경장을 밀어 쓰러뜨렸다.

박경장이 쓰러지자 김씨는 박경장의 몸에 올라타 박경장이 허리에 차고 있던 권총을 빼앗으려 했다. 박경장이 몸부림을 치며 저항하자 김씨는 박경장의 목을 잡고 약 5분간 심하게 흔들어 의식을 잃게 만들었다는 것.

경찰은 박경장이 목에 심한 압박을 받아(경부 압박)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부천중부경찰서는 1일 김씨 등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이에 대해 김씨는 “잘못이 없는데도 연행하려해 저항했을 뿐 경찰관을 폭행할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박경장은 76년 경찰에 들어가 91년 경장으로 승진했으며 유족으로는 아내(46)와 아들(20)이 있다.

<이완배기자>roryrer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