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어머니 시신 실습용 기증한 의대교수

  • 입력 2000년 7월 25일 18시 43분


충북대 의대 정구보(鄭求普·41·해부학)교수는 23일 88세로 별세한 어머니 조신례(趙新禮)씨의 시신을 25일 대학측에 해부학 실습용으로 기증했다.

의대 교수가 사후에 자신의 시신을 기증하겠다는 뜻을 밝힌 사례는 종종 있었으나 부모의 시신을 의대 실습용으로 기증한 것은 이례적인 일. 정교수는 “어머니는 89년 시신기증 운동에 나선 저와 함께 시신기증 서약서를 대학측에 제출했다”며 “서약은 취소가 가능해 생전에 한번 더 의사를 타진하려 했지만 갑자기 돌아가셔서 가족회의 끝에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는 당시 ‘의대생들이 시신이 없어 실습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말을 듣고 ‘내 몸이 의학발전을 도와 많은 사람들을 살릴 수 있다면 바랄게 없다’며 흔쾌히 시신 기증을 승락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번 가족회의 때 서울에서 패션사업을 하는 큰형 구철(求哲·62)씨도 사후 시신기증을 약속함에 따라 나머지 형제 자매 4명에 대한 시신 기증도 추진하기로 했다.

<청주〓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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