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 고교생등 18명 사망…97명 부상 희생자 늘듯

  • 입력 2000년 7월 14일 23시 52분


14일 비 내리는 고속도로에서 고교생 수학여행단을 태운 관광버스와 승용차 트럭 등 7대가 연쇄 추돌, 버스에 탄 고교생과 승용차 탑승자 등 18명이 숨지고 9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날 사고는 내리막 급경사길이라는 도로구조 자체의 문제에다 빗길 과속이라는 운전자의 잘못까지 겹쳐 일어난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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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순간▼

이날 오후 2시45분경 경북 김천시 봉산면 경부고속도로 (서울기점 부산방향 215.5㎞)에서 설악산 여행을 마친 부산 부일외국어고 수학여행단을 태우고 부산으로 내려가던 중이던 대륙관광 소속 부산 70바3903호 관광버스가 사고로 서있던 충북 32다 1204호 포텐샤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이 승용차는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2차로 고속도로의 주행로에 비스듬히 역방향으로 서있던 경남 82라1092호 5t트럭을 피하기 위해 추월선(1차로)에 급정거한 상태였다.

이어 주행차로를 뒤따라 달리던 충남 70아8064호 속리산관광 버스와 인천 83나4250호 3.5t 트럭이 사고를 내고 서 있던 3903호 관광버스 등을 피하기 위해 연쇄추돌했다.

또 추월선에서 사고 버스를 뒤따르던 부산 70바 3915호 관광버스가 3903호 관광 버스를 다시 추돌하면서 뒤따르던 엘란트라 승용차와 쏘나타 승용차 등 2대도 버스를 피하기 위해 잇따라 3.5t트럭에 추돌하면서 화재가 발생, 불은 순식간에 버스와 트럭 등 7대로 차례로 옮겨붙었다.

이 때 30여m 뒤편에서 추돌사고 차량을 뒤따르던 부산 70바3925호 버스는 운전사가 핸들을 급히 꺾어 15m 오른쪽 도로 아래 언덕으로 굴렀다.

▼인명피해▼

이 사고로 부일외국어고 유동달군(16) 등 고교생 13명과 관광버스 운전사 1명, 승용차 탑승자 4명 등 모두 18명이 숨지고 9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망자는 포텐샤승용차를 추돌한 대륙관광 3903호 버스에서 가장 많이 나와 이 버스에서만 13명의 학생이 목숨을 잃었다. 부상자들은 김천의료원과 김천제일병원 등에 분산 수용돼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 중에는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고현장▼

사고현장에는 추돌 직후 사고 승용차의 엔진에서 화재가 발생, 추돌한 채 서 있던 관광버스 등 7대에 차례로 옮겨붙었다. 버스에 탄 학생들은 깨진 유리창 등을 통해 필사적으로 탈출하는 등 현장은 삽시간에 아비규환을 이뤘다.

특히 사고 버스 3대는 차체 내외부가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불에 그을려 사고 당시의 처참했던 순간을 말해줬다.

충돌직후 상당수 탑승자들이 차량 충돌 때 받은 충격으로 정신을 잃어 버스 안에서 즉시 빠져나오지 못해 불에 타 숨지거나 중화상을 입어 피해가 늘었다.

한편 사고 지점은 추풍령휴게소에서 1㎞ 가량 떨어져 있는 급커브 구간의 내리막길로 평소에도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곳이다.

경찰은 사고 차량들이 빗길을 과속으로 달리면서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천〓정용균·지명훈·최호원기자>cavatina@donga.com

▼사망자 명단▼

△유동달 유준영 임민성 정희수 이지훈 이경민(이상 남학생)

△김수전 김은희 이하나 전지언 정성실 황혜정 이정은

(이상 여학생·남녀 모두 부일외고 독일어과 1년)

△주천식(관광버스 운전사) 강하식(40·포텐샤승용차 운전자) 신원미상 3명(승용차 탑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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