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 산업硏원장 성추문]일부 시인…"거취 내달 결정"

  • 입력 2000년 5월 28일 17시 46분


속보=이선(53) 산업연구원 원장의 '여직원 성희롱'파문에 대한 피해자들의 진술이 잇따르고 있다.

李원장은 28일 오전 동아닷컴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제 성격이 캐주얼하고 솔직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났으나 이 문제로 조직과 관련된 여러 사람이 상처받기는 싫다"며 "조속히 마무리 됐으면 좋겠다"고 자신의 심정을 토로했다.

성추문 보도 이후 한 피해자는 "지난 4월5일 노조가입에 대한 만류와 함께 점심식사 후 곧바로 헤어졌다는 李원장의 주장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그녀는 "李원장이 식사 후 설악산에 놀러 가자고 했다"며 "원장의 제안을 쉽게 거절할 수 없어 설악산으로 가던 중 차 안에서 손과 얼굴을 만졌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분위기에 억눌려 강원도 홍천근교까지 가면서 도망칠 궁리를 하던 중 때마침 어머니 전화를 받고 아버지가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 차를 돌려 서울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 이후에도 李원장이 밤늦게 두차례 전화를 했다고 말하고 자신의 핸드폰에 李원장과의 통화내용을 녹음했다고 밝혔다.

李원장은 이에 대해 "설악산에 나의 농가가 있기에 그녀와 함께 바람쐬러 가는 차원에서 가기로 했고, 딸같은 심정으로 손과 얼굴을 만졌다"며 일부 사실을 시인했다.

한편 또다른 피해 여성직원들은 "이 문제가 불거지면서 불이익이 가해질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李원장은 언론에 보낸 보도자료를 통해 "노조가 여직원 문제를 비공식적으로 본인에게 제기하면서 원장직 사퇴를 요구한바 있다"고 밝히고 "여직원 당사자가 관계기관에 의뢰하여 진실을 규명하도록 하고 그 진상이 완료될 때 까지 자제할 것을 요청했으나 적법 절차에 의하지 않고 외부기관을 동원하면서 몰아내치기식으로 밀어가고 있다"고 반박했다.

李원장은 거취 문제와 관련 "진상이 규명되고 현재 예정된 연구원업무(출장 등)가 끝나는 6월말에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28일 오후 산업연구원은 정문에서 기자단 출입을 통제했으며, 원장측은 간부회의를 통해 사태수습에 골몰하고 있다.

신일섭<동아닷컴 기자> sis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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