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왜장후손 4명, 부산 '추모 제향'서 참배

  • 입력 2000년 5월 25일 19시 23분


임진왜란 당시 왜적과 싸우다 전사한 부산 지역 선열들의 충절을 기리는 제향에 당시 왜군 장수들의 후손이 참석해 408년 만에 처음으로 무릎을 꿇었다. 25일 부산 동래구 안락동 충렬사에서 열린 ‘임란 제408주년 충렬사 제향’에 사죄의 참배를 한 왜군 장수들의 후손은 당시 왜군 선봉장이었던 고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의 15대 후손 고니시 다카노리(小西尊德·60)와 조선파견군 총사령관이었던 우키다 히데이에(宇喜多秀家)의 15대손 아사누마 히데도요(淺沼秀豊·55) 등 4명.

이들은 제향에 직접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제향의 공식절차가 마무리된 다음 주최측에서 별도로 마련한 참배시간에 한국식 큰절로 정중히 사죄했다(사진). 이들은 이어 정발(鄭撥), 송상현(宋象賢), 윤흥신(尹興信)장군 등 조선군 장수들의 후손들과도 만나 화해했다.

이들의 제향 참배는 17년째 개인적으로 임진왜란사를 연구하며 ‘다시 쓰는 임진왜란사’를 펴낸 경남 마산의 민간 사학자인 조중화(趙重華·79·약사)씨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조씨는 지난해 10월 행주산성에서 권율(權慄)장군의 후손 등 조선군 장수의 후손 50명과 왜장 후손 16명을 한자리에 모아 화해의 시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부산〓조용휘기자>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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