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사업비리의혹]린다金 '편지' 어디서 흘러나왔나

  • 입력 2000년 5월 5일 20시 03분


백두사업 사업자 선정 문제 못지않게 큰 의혹으로 남아 있는 것이 린다 김 편지의 유출 경위. 문제의 편지들은 린다 김과 전직 고위공직자들의 ‘사련(邪戀)’을 담은 것들. 따라서 편지를 보낸 쪽이나 받은 쪽이 자발적으로 공개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으로과 관련자들의 진술에 비춰볼 때 문제의 편지는 린다 김이 거주하던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보인다. 로스앤젤레스 교포 출신으로 국내에서 사업을 하는 Y씨는 “로스앤젤레스 지역에서는 2년 전쯤부터 린다 김의 편지 얘기가 공공연히 흘러다녔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경위에 대해서는 두가지 설이 설득력있게 나돈다. 첫째는 린다 김의 사업상의 라이벌이 린다 김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기 위해 음모를 꾸몄다는 설이다. 린다 김이 미국 무기업계에서 자신이 한국 고위관료들과 친분이 두텁다는 점을 나타내는 ‘증거’로 편지들을 제시했는데 이후 린다 김과 무기업계 인사들 사이에 분쟁이 생기자 이들이 린다 김을 무기중개업계에서 제거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편지를 유출시켰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린다 김에게 개인적인 문제로 원한을 가진 린다 김의 측근 중 한 사람이 몰래 편지를 훔쳐 제3자를 통해 언론에 제공했다는 것. 그러나 편지 유출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는 당사자들은 입을 열지 않고 있다. 편지를 처음 입수한 언론사측도 “제3자를 통해 입수했는데 그의 정확한 정체가 무엇인지, 왜 편지를 제공했는지는 우리도 모른다”고 말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지난해 큰 파문을 일으켰던 ‘O양 비디오’처럼 편지 유출 경위의 ‘전모’는 영원히 드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수형기자> soo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