被拉 여고생 21시간만 탈출…어머니 前부하직원 앙심범행

  • 입력 2000년 3월 17일 19시 09분


여고생이 어머니의 직장 부하 직원에 의해 유인 납치됐다가 21시간 만에 가까스로 탈출했다.

17일 서울 은평경찰서에 따르면 문모양(17·S여고 3년)은 15일 오후 8시15분경 서울 은평구 갈현동 자신의 집 앞에서 어머니 정모씨(40·C정수기 영업본부장)의 직장 부하직원이었던 정모씨(36·무직)에게 쏘나타Ⅱ 승용차로 납치돼 끌려다니다 21시간여 만에 탈출했다.

문양은 경찰에서 “평소 안면이 있던 정씨가 전화를 걸어 ‘할 얘기가 있다’며 만나자고 해 나갔는데 차에 태워 무작정 끌고다니며 ‘엄마에게 연락해 200만원을 은행계좌로 입금하라고 하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문양은 또 “정씨가 차에 태우고 다니며 4차례에 걸쳐 성폭행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문양은 16일 오후 5시25분경 경기 평택시 청북면 부근에서 정씨가 공중전화를 걸려고 나간 틈을 타 차문을 열고 탈출해 경찰에 신고했다.

문양의 어머니 정씨는 경찰에서 “한달 전까지 같은 직장에서 근무한 정씨가 250만원을 빌려가 최근 돈을 갚으라고 독촉했다”며 “딸이 없어진 뒤 정씨가 수차례 전화를 걸어 ‘딸을 데리고 있으니 200만원을 은행계좌로 넣으라’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문양 모녀의 진술에 따라 정씨가 문양의 어머니로부터 빚 독촉을 받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정씨와 정씨의 승용차를 전국에 수배했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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