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 땅굴' 또 논란…SBS뉴스 의혹제기에 국방부 반박

  • 입력 2000년 3월 2일 23시 18분


한동안 잠잠하던 땅굴 논란이 일부 언론보도를 계기로 다시 제기되고 있다. SBS는 2일 8시 뉴스를 통해 “경기 연천군 백학면 구미리에서 지하 36m 지점에 북한이 파 내려온 것으로 추정되는 땅굴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SBS는 북한 땅굴이라는 근거로 지층분석 결과 자연적으로 형성된 동굴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절개된 모습을 띠고 있어 75년 3월에 발견된 높이 2m 폭 2m의 제2땅굴과 모양이 비슷하고 암석이 평면으로 형성돼 있으며 화약을 터뜨린 흔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지하에서 궤도차가 지나가는 듯한 기계음이 들렸다는 민간인 전문가들과 주민들의 증언도 제시했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올 1월 한나라당 주장과 마찬가지로 구미리 일대의 땅굴 발견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우선 문제의 지점이 북방한계선으로부터 12㎞ 가량 떨어진 곳인데 이곳까지 땅굴을 파내려 오려면 표고분석 결과 오히려 곳곳에서 땅굴이 지상에 노출되는데다 대규모 환기 및 배수시설을 갖춰야 하는데 이를 은폐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것. 암석이 평면으로 형성되고 인위적으로 절개된 흔적이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국방부는 단층 작용에 의해 형성된 자연스러운 모습이고 기계음의 경우 지질학적으로 임진강 부근의 단층대로 인해 나타나는 자연적 소리라는 대한광업진흥공사와 한국과학기술원 전문가들의 분석 결과도 제시했다.

국방부는 98년에도 일부 민간인들이 문제의 지점에서 동굴을 파내려가며 남침 땅굴의혹을 제기했으나 지질분석 결과 등을 토대로 땅굴이 아닌 것으로 결론났다고 강조했다.

구미리 지역에서는 98년 9월 이후 지금까지 민간인들이 16차례나 남침 땅굴을 발견했다며 공동 조사 등을 제기했으나 군당국은 79년 3월부터 연천군 일대에서 탐지 작전을 벌인 결과 지금까지 어떤 징후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송상근기자> 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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