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마에 꺾이자 마라!윤수야"치료비 없어 수개월째 신음

  • 입력 2000년 3월 2일 19시 57분


‘윤수를 도와주세요.’

백혈병에 걸린 한 중학생이 몇 달에 걸친 투병 끝에 주위의 도움으로 간신히 골수이식수술을 받았으나 8000만원을 웃도는 치료비를 마련하지 못해 애태우고 있다.

할아버지댁을 찾은 정윤수(鄭玧秀·15·서울 홍은중 3년)군이 심한 현기증을 느끼며 쓰러진 것은 지난해 10월 중순. ‘허약한 체질 탓이려니…’하고 병원을 찾은 정군의 부모 정해학(鄭海學·47·원예업)씨 내외는 날벼락 같은 검사결과를 듣고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어릴 적부터 자주 코피를 쏟아 정씨 내외를 걱정시키던 외아들의 병명은 백혈병의 일종인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 월 100만원이 채 안되는 수입으로 수천만원의 수술비는커녕 매달 수백만원의 약값조차 대기 빠듯했던 정씨 내외는 병상에서 나날이 야위어가는 아들의 모습을 눈물로 지켜봐야 했다.

그러나 정군의 딱한 사정이 알려지면서 학교 친구와 학부모 교사들이 두 차례에 걸쳐 모금운동을 벌이는 등 ‘정군 살리기’에 적극 나섰다. 또 정군이 다니는 교회의 교우들도 성금과 함께 수십여장의 헌혈증을 전달했고 교회 소식지를 통해 정군의 사정을 알게 된 서울 강서경찰서 방범순찰대원 20여명은 ‘릴레이 헌혈’에 동참하는 등 온정이 답지했다. 현재 정군은 한국복지재단의 지원금 1000만원과 이웃의 도움으로 최근 수술을 받고 고비를 넘긴 상태. 그러나 수술비 마련을 위해 집까지 처분한 정씨 내외는 앞으로 매달 1000만원 이상 소요될 치료비를 생각하면 깊은 한숨만 나온다.

“선생님이 되고 싶다던 아들의 환한 웃음을 되찾아줄 수 없을까요.” 가냘픈 숨을 내쉬며 잠든 아들의 얼굴을 쓰다듬는 정씨 내외의 간절한 기도다. 017-230-3054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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