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충남, 서해대교 道界표지 놓고 갈등

  • 입력 2000년 2월 26일 00시 42분


올해 말 완공 예정인 서해대교 위에 도(道) 경계를 표시하는 표지판을 설치하는 문제를 놓고 경기도와 충남도가 5개월째 논란을 벌이고 있다.

25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경기 평택시 포승면∼충남 당진군 송악면을 잇는 국내 최장의 서해대교(길이 7.31㎞) 위에 도 경계 표지판를 설치할 계획이지만 경기도와 충남도가 설치 지점을 놓고 팽팽하게 대립,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

충남도는 국립지리원이 발간한 5만분의1 지도상에 표시된 해상도계(海上道界)를 근거로 경기도쪽으로 훨씬 들어간 평택 기점 2.3㎞ 지점에 표지판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경기도는 서해대교 밑 공유수면에 건설중인 항만의 일부 시설이 98년 준공돼 경기 평택시 지적공부(地籍公簿)에 등재된 만큼 항만이 끝나는 지점과 충남도 경계의 중간인 평택 기점 4.9㎞ 지점에 표지판을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두 자치단체가 도 경계 표지판 설치지점을 놓고 이처럼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은 서해대교 밑 항만시설이 완공돼 하역작업이 이뤄질 경우 이곳이 어느 쪽에 속하느냐에 따라 지방세 수입에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와 충남도는 표지판 설치 문제가 불거진 지난해 10월부터 한치의 양보도 없는 논쟁을 벌이다 최근 행정자치부 행정구역경계 분쟁조정위원회에 분쟁 해결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충남도와 경기도는 93년부터 아산호의 해상경계를 놓고 마찰을 빚고 있으나 이 역시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한편 도로공사측은 두 단체가 경계 분쟁을 해결할 때까지 표지판을 설치하지 않기로 했다.

<대전〓이기진기자>doyoce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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