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용린 교육장관 '색깔' 바꿀까?]평소 정년단축등 비판

  • 입력 2000년 1월 14일 18시 50분


문용린(文龍鱗)교육부장관이 14일 취임식을 가진 뒤 교원단체들은 ‘기대 반 우려 반’으로 반응이 엇갈렸다.

기대는 교육정책을 교원들의 입장을 존중해 펼칠 것이라는 것이고 우려는 기존의 개혁정책이 그대로 유지될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반면 학부모와 학생들은 ‘장관이 바뀌면 정책이 변한다’는 속설(俗說)에 적잖이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문장관은 교수 시절 교원정년 단축, 2002학년도 대학입시제도, 외국어고 과학고생들의 집단 자퇴 등에 대해 교육정책을 비판하는 입장을 자주 밝혀 기존의 교육정책이 크게 바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하지만 문장관은 취임식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그간의 교육개혁정책의 방향은 옳은 것”이라며 “교원정년 단축 등 국가가 사회적 합의를 통해 결정한 것을 바꿀 수는 없다”고 말했다.

문장관은 “교육개혁의 속도가 다른 분야에 비해 늦다”면서 교육개혁을 가속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기존 정책의 기조를 바꾸지 않고 오히려 속도를 높이면서 교육계가 적극적인 개혁을 추진하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미다.

문장관은 특히 교원정책과 관련해 “교원의 교육에 대한 사랑과 봉사가 없이 교육이 있을 수 없다”면서 “정년단축 과정에서 사랑과 봉사정신이 희석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문장관은 대입 문호 개방, 열린 교육, 사교육비 경감 등을 계속 추진하면서 교원정책에 우선 순위를 둘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총리제의 도입과 관련해 문장관은 “교육부는 학생의 교육부가 아니라 국민 4600만명의 교육부”라며 “인력개발이 없이는 새로운 시대에 생존할 수 없다”고 말해 입시교육이 아닌 전 국민의 교육을 위한 새로운 정책들을 입안하고 실행할 것임을 내비쳤다.

그러나 교원단체들은 “교원정년단축이 무리하게 추진됐다고 밝힌 소신이 변함이 없기를 바란다”(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교육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신자유주의적인 교육개혁 기조를 바로잡아야 한다”(전국교직원노동조합) “실질적이고 현실감 있는 개혁이 필요하다”(한국교원노동조합)는 등의 논평으로 문장관에게 기존 정책을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준우기자>ha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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