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상가의 새해 경기전망]"작년 손실 만회" 부푼 기대

  • 입력 2000년 1월 2일 22시 27분


서울의 중심지인 명동 사람들은 올 해 경기(景氣)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다양한 업종이 밀집해 있는 명동 유네스코빌딩 입주자들에게 올해 체감경기를 물어봤다.

98년초 인터뷰(본보 98년 1월4일자)때는 한숨과 걱정만을 토해냈던 이 빌딩 입주자들은 새로운 천년이 시작된 올 해는 부푼 희망과 기대를 품고 새해를 맞고 있다.

2년전 이 빌딩 10층에서 자동차 보험회사 대리점을 운영했던 황지곤(黃智坤·49)씨는 지난해부터 업종을 바꿔 같은 사무실에서 장외주식 거래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2년전 "가입자가 격감하고 있다"며 울상이었던 황씨는 "우리나라도 인터넷이나 통신주 중심으로 장외주식의 인기가 높고 코스닥의 인기도 좋아서 올 해는 사업이 번창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9층에서 양복점을 하고 있는 진수현(秦壽鉉·45)씨도 98년에는 "매출액이 50%이상 줄었다"며 한숨을 내쉬었으나 올 해는 "경기회복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그동안 까먹었던 수입을 충분히 만회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년전 대규모 구조조정을 앞두고 불안감 속에 새해를 맞던 7층의 한일증권 직원들도 올 해는 주식시장의 활황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풀어있고 같은 층의 S의상실 주인 이모씨(49·여)도 경기 낙관론을 펼쳤다.

건물 소유주인 8층 유네스코한국위원회도 같은 분위기. 한영석(韓永錫·39)차장은 "98년에는 사무실을 내놓고 나가거나 임대료를 연체하는 입주자들이 많아 타격이 컸으나 지난해 연말부터 비어있던 사무실들이 다시 차기 시작하는 데다 임대료 연체도 거의 없어지고 있어 올 한해는 큰 걱정없이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기회복을 실감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1층 꽃가게와 지하 커피숍 주인들은 "경기 회복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올 해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5층 S안경점 주인 이모씨(39)와 3층의 성형외과도 "중산층이 IMF이전보다 줄고 서민들의 소득이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어 올 한해도 힘들 것 같다"고 걱정했다.

<이현두 기자> 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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