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특검]변호인 "김태정-연정희씨 24일 자진출두"

  • 입력 1999년 11월 23일 23시 35분


김태정(金泰政)전법무부장관과 부인 연정희(延貞姬)씨가 24일 오후 최병모(崔炳模)특별검사 사무실에 자진 출두해 옷 로비 사건과 ‘사직동 최초보고서’로 추정되는 문건의 입수 경위를 밝힌다.

김전장관 부부의 변호인인 임운희(林雲熙)변호사는 23일 오후 7시경 서울지검 기자실에 전화를 걸어 “김전장관 부부는 특검의 출두요구를 받지 않았으나 스스로 출두해 의혹사항을 해명한다”고 밝혔다.

임변호사는 또 “김전장관은 이날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자진 출두에 대한 양해를 구하고 전직 검찰총장으로서 검찰 가족에게 누를 끼쳐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사직동팀 최초보고서’로 추정되는 문건은 청와대 사직동팀(경찰청 조사과)의 내사 직후인 올 1월 당시 검찰총장이던 김전장관이 입수해 연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검찰 고위관계자들은 “문건위에 가필된 글씨의 필체가 평소 김전장관의 필체와 거의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특별검사는 김전장관을 상대로 문건은 누가 작성했으며 누구로부터 전달받았는지와 이 과정에 국가기관이 개입됐는지를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문건의 작성과 유출과정에 국가기관이 개입했거나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한 사실이 확인되면 기존 검찰 등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키로 해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처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배정숙(裵貞淑)씨의 변호인인 박태범(朴泰範)변호사는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데 필요한 또다른 증거를 가지고 있지만 연씨 등 관련자들의 반응과 수사 상황을 지켜보고 적절한 시점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24일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鄭日順)씨와 최순영(崔淳永)전신동아그룹 회장의 부인 이형자(李馨子)씨를 불러 대질 신문한 뒤 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키로 했다.

한편 라스포사 매장 여직원 이혜음씨는 “사직동팀이 라스포사에 나와 연씨와 정사장 등을 조사한 1월18일 아침 연씨가 나에게 호피무늬 반코트를 12월19일에 판매한 장부를 12월26일로 고쳐 달라고 부탁해 정사장의 승낙을 받아 직접 장부를 조작한 뒤 장부를 사직동팀에 가져다 주었다”고 특검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석호·선대인기자〉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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