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화재참사 이모저모]34개학교 학생 피해

  • 입력 1999년 10월 31일 23시 11분


최악의 사상자를 낸 인천 호프집 화재참사의 현장인 중구 인현동 호프집 상가는 31일 검게 그을린 채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아비규환의 대참사’를 보여주고 있었다.

○…이번 참사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난 인천여상의 노이화양(18) 등 3학년생 10명은 이날 최근 대기업에 취업이 확정된 노양과 황미선양(18)의 생일파티에 참석했다가 변을 당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노양의 아버지 노태균씨(54)는 “29일 회사 합격을 기뻐하는 모습에 이젠 어엿한 숙녀가 된 것 같아 한없이 대견스러웠다”며 “생일파티로 세상을 이별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굵은 눈물방울을 떨구었다.

○…호프집 참사가 발생한 30일 인천지역 82개 고교 중 13개 학교에서 축제가 개최됐던 것으로 인천시 교육청 조사결과 밝혀졌다.

그러나 교육청은 축제를 마친 학생들 중 일부가 호프집을 찾아 뒤풀이를 했을 수도 있지만 피해학생들의 소속 학교가 무려 34개에 이르는 점으로 미뤄 학생들이 축제와는 관계없이 토요일을 맞아 이 업소에 몰려들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라이브Ⅱ 호프집으로부터 반경 2㎞ 이내에는 인명피해가 컸던 인천여상과 정보산업고 광성고 등 6개 학교가 밀집돼 있는 점으로 미뤄 학생들 사이에 청소년들 상대의 업소들이 알음알음으로 알려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교육청은 31일 이른 아침부터 교육감과 국장 과장 등 40여명이 출근해 향후 대책을 논의하느라 분주한 모습. 오전 10시경 교육감 주재로 열린 회의에서는 “어떻게 중고생들이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술집을 출입하게 방치했느냐”며 자성하는 분위기. 교육청은 1일 오전 10시 인천시내 전체교장회의를 갖고 합동분향소의 운영과 향후 학생지도방향 등을 밝히겠다고 ‘뒷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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