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구간 62% 창밖 경치 못봐"…이윤수의원 지적

  • 입력 1999년 10월 13일 18시 50분


경부고속철도를 이용해 서울∼부산을 달리면 주행시간 1시간51분 가운데 터널이나 방음벽에 막혀 창밖으로 경치를 구경할 수 없는 시간이 1시간9분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회의 이윤수(李允洙·건설교통위)의원은 13일 한국고속철도건설공단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고속열차 승객의 조망권이 확보되지 않아 철도여행의 낭만을 맛보기 어렵게 됐다”면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이의원에 따르면 경부고속철도 가운데 터널 총길이는 189㎞로 서울∼부산 전체구간의 46%를 차지해 터널을 지나는 49분간 창밖 시야가 완전 차단되며 방음벽 구간 총 57㎞의 주행시간 20분동안 창밖을 거의 볼 수 없다는 것.

터널이나 방음벽이 없는 일반구간의 주행시간 42분도 중단없이 계속 창밖을 볼 수 있는 평균시간은 13초에 불과하고 길어봤자 80초에 그쳐 실질적으로는 승객의 조망권이 확보되지 않았다고 그는 주장했다.

이의원은 정신과 전문의의 말을 인용해 “밖을 내다볼 수 있는 구간과 내다볼 수 없는 구간이 수시로 교차하기 때문에 고속열차 승객은 심리적 정서적으로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터널은 어쩔 수 없지만 방음벽은 소음기준을 충족시키는 선에서 높이와 구간을 최소화하거나 투명벽을 설치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고속철도공단은 이에 대해 “승객의 조망권보다는 소음감소를 더 우선해야 하는 게 현실이지만 투명방음벽을 설치하는 등 조망을 최대한 확보하도록 다각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이 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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