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사장 전격소환 배경]사법처리방식 촉각

  • 입력 1999년 9월 29일 23시 21분


보광그룹 탈세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이 홍석현(洪錫炫)중앙일보사장을 30일 오전 소환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수사가 급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 사건 핵심 피의자로 지목받고 있는 홍사장에 대한 사법처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은 일단 29일 “홍사장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는 조사를 끝낸 뒤 결정할 것”이라며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법조계는 홍사장 일가와 보광그룹의 탈세 혐의가 어느 정도 규명됐기 때문에 검찰이 수사 착수 12일만에 홍사장을 소환하게 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이날 오전 “국세청이 서둘러 수사를 의뢰하면서 너무 엉성한 자료를 넘겨주는 바람에 수사팀이 애를 먹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해 수사가 예상외로 장기화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탈세 100억 넘어서"▼

이런 분위기는 홍사장 동생으로 ㈜보광 대표이사인 홍석규(洪錫珪)씨를 이날 오후 소환 조사하면서 반전됐다.

홍씨가 소환된 뒤 검찰 안팎에서는 “수사를 통해 홍사장의 탈세 규모가 100억원대를 넘어서 홍사장 소환이 임박했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대검 간부들은 이날 오후 8시까지 구수회의를 하며 홍사장 소환 및 구속수사여부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 참석자들은 “수사팀이 홍사장 사법처리에 상당한 자신감을 보였다”며 홍사장 소환 배경을 전했다.

▼검찰 상당한 자신감▼

수사 관계자들도 “보광그룹 실무자들과 홍석규씨에 대한 조사를 통해 홍사장의 탈세혐의가 어느 정도 드러났다”고 말했다.

검찰은 일단 홍사장을 소환해 정확한 탈세규모와 경위를 조사한 뒤 홍사장의 횡령 혐의에 대해서도 본격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들은 국세청의 고발장을 접수한 뒤 줄곧 “홍사장이 탈세에 어느 정도 개입했는지와 홍사장 일가의 탈세규모를 규명하는 것이 중요하지 사법처리여부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홍사장의 거취를 놓고 모종의 협상이 진행중이라는 설도 있어 사법처리 방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