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인서씨 북송 요구…남북, 장기수 송환문제 쟁점화

  • 입력 1999년 9월 1일 16시 46분


북한이 31일 미전향 장기수 출신인 김인서씨(72)의 북송을 요구해옴에 따라 남북 간에 장기수 송환문제가 다시 쟁점이 되고 있다.

장재언북한적십자회중앙위원장은 이날 정원식(鄭元植)대한적십자사총재에게 김씨의 송환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장위원장은 서한에서 “김노인이 지난해 말부터 뇌출혈 후유증으로 입원하고 있지만 반신마비가 더해진데다 위궤양 간질환 신장염 등으로 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면서 “전쟁포로인 그를 돌려보내는 것은 국제법과 정전협정에 부합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한국전쟁 당시 남파돼 유격대사령부 참모 등을 지냈으며 51년12월 비상조치령 위반으로 검거돼 복역하다가 30년만인 81년 석방됐다.

장위원장은 김씨의 송환이 이루어지지 않고 그의 신상에 불상사가 생길 경우 북남관계는 물론 그로부터 초래되는 모든 결과에 대해 남측이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그러나 북측의 이같은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93년3월에도 미전향 장기수 출신 이인모(李仁模)씨를 북에 돌려보낸 적이 있지만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북한이 아직도 1만9000여명에 이르는 국군포로(사망자와 행불자)와 447명의 납북 억류자의 존재를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적십자회는 지난 2월말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아 미전향 장기수들이 특별사면됐을 때도 김씨를 비롯,이미 출소했거나 복역 중인 장기수 20명을 북에 보내라고 요구한 바 있다.

정부는 따라서 북한의 요구를 정치공세의 일환으로 보고 이를 거부하되 시간을 갖고 지켜보면서 필요할 경우 맞대응 차원에서 납북 억류자문제를 거론할 방침이다.

〈한기흥기자〉 eligi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