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청문회 초점]여야, 검찰 허술 수사 집중추궁

  • 입력 1999년 8월 24일 19시 19분


여야 의원들은 24일 김태정(金泰政)전검찰총장의 부인 연정희(延貞姬)씨를 상대로 한 증인신문에서 검찰과 경찰의 ‘연정희 살리기’식 편파 축소수사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의원들은 사직동팀 내사에 앞서 연씨가 귀띔을 받았다는 의혹과 함께 사직동팀 조사와 검찰조사의 차이점, 검찰이 연씨 소환조사 때 지나치게 보호했다는 점 등을 핵심의혹으로 제기했다.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은 “김태정전총장의 고교후배인 박주선(朴柱宣)비서관이 사직동팀의 옷로비 내사에 앞서 증인에게 귀띔해 주었다는데 사실이냐”고 추궁했다. 연씨는 “박비서관이 가끔 전화할 때 형수님이라고 부른 적은 있으나 내사에 앞서 개인적으로 만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한나라당 안상수(安商守) 이규택(李揆澤) 박헌기(朴憲基)의원도 검경 수사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들은 “검찰조사 때 최순영(崔淳永)신동아회장 부인 이형자(李馨子)씨와 대질을 하고도 신문조서조차 작성하지 않았다”면서 “검찰이 이형자씨의 폭로를 막아 증인을 보호하기 위해 대질을 주선하고 화해만 시킨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국민회의 조찬형(趙贊衡)의원도 “검찰이 연씨를 소환조사한 뒤 귀가시키면서 대역을 내세워 기자들을따돌리는등편의를 봐줘불신을사고있다”고지적했다.

한편 검찰 관계자들은 연씨가 호피무늬 반코트를 입어본 날짜와 배달시점 등 검찰 수사내용을 뒤집는 진술을 하자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특별검사가 재수사하는 명분을 줄까봐 걱정했다. 또 연씨가 옷로비 의혹을 전면 부인하자 “청와대 법무비서실의 발표 당시와 흡사한 상황인 것 같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김차수·정위용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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