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물난리 이렇게 막자/동두천]유수지부터 만들자

  • 입력 1999년 8월 8일 18시 26분


경기동두천시는지난해8월 622㎜의 집중호우로 1만2000명 이상의 이재민을 낸 뒤 꼭 1년만에 다시 774㎜의 폭우로 60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올해도 어김없이 빗물에 잠긴 보산동과 중앙동 등 신천주변 저지대에 대한 근본적 방수대책은 10여년에 걸친 주민들의 줄기찬 요구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사업계획서 하나 만들지 못하고 있다.

◆배수펌프장 설치◆

동두천시 공무원과 방재전문가들이 동두천시 수방대책의 핵심사안으로 지적하는 문제다.

미군주둔지 주변에 형성된 보산동과 중앙동(옛 생연3,4동)은 신천의 홍수위(해발 60.44m)보다 1∼1.5m 낮은 저지대. 이 때문에 신천의 수위가 일정 수준 이상 높아지면 이들 지역에서 신천으로 흘러들어가야 할 빗물과 하수들이 역류현상을 일으키게 된다. 이번 집중호우때도 이런 내수침수만으로 500여동의 가옥이 물에 잠겼다.

근본대책은 빗물배수펌프장을 설치해 이 지역에 고이는 빗물을 퍼내는 것이다.

주민들은 84년 보산동이 일부 침수됐을 때부터 유수지의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부지 확보 문제 때문에 최근까지 구체적인 사업비 산정이나 공사계획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경기도가 민간업체에 연구용역을 맡겨 올해 1월 발표한 ‘신천하천정비 기본계획서’에는 기본적인 시설규모에 대한 건의안이 포함돼 있다. 보산동과 중앙동의 저지대에 각기 350마력의 배수펌프와 4만7000㎥의 물을 담을 수 있는 유수지를 설치해야 한다는 내용. 이 경우 유수지 깊이를 5m로 판다고 해도 동 한곳에 3000여평의 부지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종태(李鍾泰·토목공학) 경기대교수는 “도심지 한복판에 3000평의 유수지를 설치한다는 것은 비현실적인 내용”이라며 “고용량의 배수펌프를 설치하면 500평 이하의 유수지를 학교운동장 등 공공시설 아래 설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두천시도 지난해까지 해당주민의 반발을 이유로 배수펌프장설치 문제를 외면해오다 이번 수해를 겪은 뒤 부랴부랴 160억원의 사업비를 산정해 전액 국비지원을 요청하기로 했다. 하지만 국고지원이 이뤄진다고 해도 배수펌프장이 완공되기까지는 3년여의 기간이 걸린다.

◆신천 및 동두천천 정비◆

최대강폭 140m, 평균강폭 120m 가량인 신천개수공사는 크게 소요교∼연천군경계까지 4.8㎞구간과 미군부대 주둔지 소유권회수문제가 겹친 700m 가량의 상패―보산지구로 나뉜다.

소요교∼연천군 경계구간은 98∼2000년 총 100억원의 예산을 들여 하천 양쪽에 제방을 쌓는 사업을 진행중이지만 예산배정이 늦어져 겨우 400m만 공사를 마친 상태다. 동두천시는 내년 여름 전에 제방공사를 마칠 수 있도록 미지급된 예산 25억원을 조기지급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상패―보상지구는 90년대초부터 수방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민원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제껏 이 지역에 자리잡은 미군기지 캠프 님블의 대토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동두천시는 미군측과 동두천내 다른 미군부대 주둔지에 같은넓이의대체토지를넘겨주기로 하는 합의각서를 체결하게 되면22억3000만원가량소요될 실제 공사를 6개월 안에 끝낼 수있을것으로보고 있다.

◆동광교 재가설◆

동광교는 동두천 관내 9개의 신천 교량 중 높이가 가장 낮다. 이 다리가 물에 잠기면 서울 잠수교처럼 유속을 떨어뜨려 신천 범람을 더욱 가속화시키기 때문에 올해 안에 철거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체 45억원의 예산 중 35억원만 확보돼 실시설계만 마쳤을 뿐 착공을 하지 못했다.

〈동두천〓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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