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유도의혹 수사]진형구씨 폭탄발언 할까?

  • 입력 1999년 7월 26일 19시 20분


검찰 특별수사본부에 26일 소환된 진형구(秦炯九)전대검공안부장은 어떤 방법으로 자신을 방어할까.

이와 관련해 검찰주변에선 벌써부터 그가 어떤 태도를 취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98년 4월부터 1년 넘게 대검 공안부장으로 근무했던 그는 6·4 지방선거와 굵직굵직한 공안사안을 치러냈다. 따라서 정치 선거 노동관련 등 핵심 기밀과 정보를 환하게 꿰뚫고 있기 때문에 그가 조사를 받는 도중 ‘모종의 폭탄발언’을 할지 모른다는 관측도 있다.

검찰은 실제로 93년 슬롯머신 사건과 관련해 대검 공안부장과 서울지검장을 지낸 이건개(李健介) 당시 대전고검장을 소환 조사하며 그가 어떤 발언을 할 것인지 노심초사하며 수사를 진행해 그를 구속시킨 경험이 있다.

진전부장이 숨겨놓은 카드가 있다면 과연 그가 언제쯤 이를 꺼낼지 검찰관계자들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먼저 ‘파업 유도 발언 의혹’사건의 한 당사자인 대검 공안부는 진전부장이 검찰수뇌부나 청와대 등을 물고 늘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수사도중 궁지에 몰리거나 재판과정에서 무죄를 주장할 때 핵심기밀 등을 폭로하고 나설 수도 있다는 것.

이와 함께 검찰이 공안업무의 특성상 어떤 식으로든 파업사태에 대처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부각시켜 ‘공동책임’논리를 펼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검찰의 분석.

검찰은 이런 조짐을 진전부장이 소환되기전 일부 포착했다. 그는 대검 공안부장 시절 함께 근무했던 후배 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나는 실무자들이 (보고서를) 올린 그대로 일을 처리했을 뿐”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수사본부측은 진전부장이 폭탄발언 등을 할 경우 이미 준비한 ‘압박카드’로 맞불을 놓을 방침. 특별수사본부의 진전부장 본인과 가족 등에 대한 계좌추적도 이때를 대비한 ‘자물쇠용’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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