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생존게임/둘째날 참가자 지출]옷-화장품 등 구입

  • 입력 1999년 7월 2일 19시 22분


'동아일보 왔어요'
'동아일보 왔어요'
15평 공간에 갇힌 지 이틀째인 2일 오전. 인터넷칼럼니스트 곽동수씨(35)는 메일 박스를 열어보고 가슴이 뭉클해졌다. 아내가 보낸 E메일이 도착한 것. E메일에는 ‘사랑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곽씨는 “늘 온라인으로 작업을 하지만 ‘사이버 세계에도 따뜻함이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달았다”고 털어놓았다.

현금 100만원과 PC 한 대를 가지고 5박6일(120시간) 동안의 생존 게임에 들어간 ‘체험!인터넷 서바이벌99’ 참가자들은 행사 2일째를 맞아 한결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갇혔다는 고립감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끼니를 해결하는 데 몰두했던 첫날과는 달리 참가자들은 이날 과제 풀이와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구입 품목도 옷가지에서 화장품, 만년필 등 훨씬 다양해졌다.

첫날 피자로 끼니를 해결했던 대학생 민소은씨(22)는 이날 본격적인 과제 풀이에 돌입했다. 민씨에게 주어진 과제는 온라인 동호회를 만들어 100명 이상의 회원을 모집하는 일과 취업할 회사를 온라인으로 구하는 것.

주부 윤예숙씨(33)는 “벌써 가족이 보고 싶다”고 말했지만 개인과제인 남성을 위한 웹진을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최연장자인 박완영씨(59)는 인터넷으로 동아일보를 직접 구독하는 실력을 보였지만 첫날 스파게티 빵 우유를 먹은 것 말고는 이날 오후까지 한 끼도 먹지 못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5군데나 식사 주문을 했지만 모두 배달이 안됐던 것.

전화생존팀의 최혁재씨(31)는 전날 구입한 중고TV로 무료한 시간을 달래며 정보를 수집하느라 분주했다.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 개인 과제 중 하나인 ‘방송 출연하기’에 성공했다.

탤런트 김소연씨와 서정욱(徐廷旭)과학기술부장관도 이날 행사장을 찾아 참가자들을 온라인으로 격려했다.

〈김종래·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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