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간부, 『파업유도說 즉각 수사』 총장에 건의

  • 입력 1999년 6월 11일 01시 29분


진형구(秦炯九)전 대검 공안부장의 ‘한국조폐공사 파업유도’ 발언에 대해 전국 검찰간부들이 진상조사 또는 수사를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에게 건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이에 따라 곧 이 사건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10일 “9일 대검에서 열린 전국 고검장 및 지검장 회의에서 파업유도 발언 사건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있었다”며 “회의에서 대부분의 검찰간부들이 검찰 스스로 조사 또는 수사에 착수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검찰간부들은 이 사건 진상조사가 이뤄지지 않고는 검찰의 명예나 신뢰회복이 어려우며 특히 공안사건에 대한 대책 마련이나 수사도 불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검찰간부들은 이 문제에 대해 격론을 벌였으며 일부 이견이 있긴 했지만 검찰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자체적으로 진상을 파악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특히 공안사건을 주로 맡아온 검찰간부들이 수사에 착수할 것을 강력히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간부들은 검찰의 조직적 개입으로 파업유도가 이뤄지지는 않았으며 다만 진전부장 개인 차원에서 조폐공사측과 파업상황에 대한 협의가 있었을 가능성은 있다”며 “어떤 경우든 진상을 파악해 투명하게 밝히는 것만이 위기에 처한 검찰을 구하는 지름길이라는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검찰간부들은 이같은 뜻을 정리해 박총장에게 전달했으며 진상조사 또는 수사착수 여부를 최종적으로 총장이 결정하도록 일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검은 감찰부를 통해 진전부장 발언의 배경과 진위여부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지, 아니면 대검 공안부나 중앙수사부 차원에서 직접 수사에 나설지를 곧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간부들은 이에 앞서 안영욱(安永昱)공안기획관으로부터 진전부장 발언의 경위와 내용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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