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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6월 4일 2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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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과 그의 동기인 사법시험 8회(67년 합격) 검사장들은 3일 저녁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모임을 가졌다. 참석자는 박총장을 비롯해 안강민(安剛民)대검형사부장 김수장(金壽長)서울지검장 최경원(崔慶元)법무부차관 이재신(李載侁)수원지검장 이광수(李光洙)청주지검장 전용태(田溶泰)대구지검장 유재성(柳在成)부산지검장 등.
이날 모임은 박총장의 검찰 지휘권 행사에 걸림돌이 되지 않게 용퇴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것이었다. 먼저 최차관과 김지검장 등 2명만 남고 나머지 5명은 집단용퇴했으면 좋겠다는 인사권자의 뜻이 전달됐다.
그러나 일부 검사장이 강력히 반발했다. 일부 검사장은 “나가라는 사람은 다 무능하다는 얘기가 아니냐”고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윗 기수는 대부분이 잘 났건 못났건 고검장을 하고 나갔고 밑의 기수도 마찬가지일 것”라며 “검찰에서 가장 각광을 받던 8회가 한순간에 몰락하게 되다니…”라는 신세한탄도 오갔다.
결국 결론이 안났고 이에 따라 4일 예정된 검찰간부 인사도 차질을 빚게 됐다.
다급해진 박총장은 동기중 최연장자인 안검사장에게 ‘구원’을 요청했다. 안검사장은 3일 마음을 비우고 짐을 정리한 상태였다. 안검사장은 동기들에게 전화를 걸어 “깨끗이 물러나자”고 권유했다. 이렇게 해서 4일 대부분이 사표를 냈다. 그러나 이수원지검장 등 일부 검사장은 완강했다. 결국 4일 인사는 연기됐으며 5일 인사도 확실하지 않은 상태다.
〈이수형기자〉sooh@dogn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