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옷 로비 수사표정]배정숙씨 조사때 高聲-흐느낌

  • 입력 1999년 5월 31일 06시 51분


검찰의 ‘고급 옷 로비’ 의혹사건 수사가 사흘째를 맞으면서 겉으로는 일단 활기를 띠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진술이 워낙 꼬여’ 사실규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연정희 법무부장관 부인을 곧 2차 소환해 조사키로 했으나 소환시기와 장소에 대해서는 일절 함구.

김규섭 서울지검 3차장은 “내일(31일)오전4시까지는 연씨에 대해 서울지검이든, 대검찰청이든, 다른 어떤 곳으로든 소환계획이 없다”고 말했으나 그 후의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

검찰주변에서는 연씨를 재소환할 경우 전통일부장관 부인 배정숙씨 등과 대질신문시킬 것인지가 큰 관심을 끌었는데 일부에서는 ‘껄끄러운 점’을 피해 화상으로 대질신문을 하지 않을까 하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30일 오후 10시반경 간호사 2명이 앰뷸런스를 타고 서울지검에 도착해 조사를 받고 있는 배정숙씨의 건강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과 함께 연정희씨와의 대질이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돌아 한때 긴장.

이들은 검찰직원의 안내로 11층 조사실로 곧바로 올라갔는데 아무런 의료장비를 갖고 오지 않아 배씨 건강에 갑작스러운 문제가 생기지는 않은 것으로 관측되기도.

○…‘현직 법무부장관 부인의 고소사건’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아 검찰은 관련자들을 언론에 노출시키지 않도록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갖가지 전략을 구사. 30일 밤까지 검찰이 소환조사했다고 밝힌 사람은 10여명이나 언론에 노출된 소환대상자는 배정숙씨뿐.

한편 28일 소환돼 이틀째 조사를 받아온 이형자씨는 소환 48시간을 넘기기 직전 일단 귀가조치 했으나 검찰은 이씨를 언제 다시 부를지에 대해서는 역시 함구로 일관.

…검찰은 이번 사건의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는 배정숙씨를 29일 오후 10시경 입원중인 서울 종로구 재동 한국병원에서 서울지검으로 전격 이송.

병원에 입원했을 당시 손씨 성을 가진 환자로 위장해 기자들을 따돌린 배씨는 파란 담요를 덮어쓴 채 앰뷸런스로 옮겨졌으며 서울지검에 도착한 직후 30여명의 사진기자들과 실랑이를 벌이다 지하주차장에서 11층 특수2부로 직행. 배씨 이송에는 배씨 가족이 고용한 것으로 알려진 K사설경호경비업체 경호원 7,8명도 가세.

○…서울지검 특수2부 김인호부장과 박종기(朴鍾基)검사는 이에 앞서 29일 오전 10시부터 배씨가 입원해 있던 한국병원에서 방문 조사.

그러나 병실 밖으로 간간이 배씨의 울음소리가 새나오고 “왜 앞서 말한 것과 진술이 달라지느냐”는 고성이 터져나오는 등 배씨 조사가 진통을 겪고 있음을 드러내기도.

〈하태원·권재현·김승련기자〉scoo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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