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옷 로비의혹]『장관부인 해명해주는 수사 아닌가』

  • 입력 1999년 5월 30일 19시 49분


고급 옷 로비의혹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선을 그어놓은 수사’가 되거나 김태정(金泰政)법무부장관 부인의 입장을 해명하는 ‘해명성 수사’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은 검찰관계자들이 장관부인에 관한 사항에 대해 지나치게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 검찰은 30일 오전 기자들에게 수사상황을 설명하면서 김장관 부인 연정희(延貞姬)씨에게 유리한 내용은 적극적으로 말하고 불리한 의문에 대해 철저히 함구했다.

김규섭(金圭燮)서울지검 3차장은 이날 “장관부인은 자신이 참석하는 기독교인 모임에 최순영회장의 안사돈이 가입하려 하자 ‘최회장 사건이 진행중인데 오해를 살 우려가 있으므로 가입시키면 안된다’고 반대했다”며 연씨를 두둔했다.

그러나 김차장검사는 전달된 옷의 종류, 돌려 준 시점 등에 대한 김장관 부인의 진술 내용조차 명확히 알려 주지 않았다.

또 청와대 사정팀의 팀장인 최광식(崔光植)경찰청조사과장 역시 28일 ‘당시 검찰총장 부인이 신동아그룹 최순영회장이 곧 구속된다는 말을 하고 다녔느냐’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질문을 받고 “그렇다”고 대답했다가 이날 오후 자신의 발언을 번복했다.

이에 앞서 청와대법무비서관실 법무부 대검찰청 관계자들은 ‘장관 부인 집에 옷이 배달됐는지의 여부’ ‘배달된 옷의 종류’ ‘배달된 시점과 되돌려준 시점’에 대해 몇차례 해명을 번복했다.

일부에서는 이같은 관계자들의 양태로 미뤄 공정한 수사가 되겠느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관계자들이 장관부인의 사적인 일을 직접 챙길 정도로 충성경쟁이 치열한 데 검사들이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정위용기자〉viyonz@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