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빠진 독 돈붓기」私債 피해 2題]

  • 입력 1999년 4월 11일 19시 42분


《사채업자의 횡포가 극심하다. 2천만원을 빌려 준 뒤 9개월 동안 이자로만 2천6백만원을 받고도 모자라 채무자인 20대 여성을 일본 유흥업소에 팔아넘기려 했다. 또 처음에 50만원을 빌렸으나 10개월만에 빚이 3천5백만원으로 불어난데다 사채업자들이 “유흥업소에 넘기겠다”고 협박하자 정신이상 증세를 보여 입원한 사례도 있다.》

▼ 「유흥업소 넘긴다」채무자 협박

부산지방경찰청은 11일 음반가게 여주인에게 돈을 빌려준 뒤 약속대로 갚지 않는다며 채무자를 일본의 유흥가로 팔아넘기려 한 혐의로 김민경씨(24·부산 부산진구)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4월 부산 해운대구 중1동 A레코드점 주인 김모씨(26·여)에게 2천만원을 빌려준 뒤 이자만 2천6백만원을 받고도 “원금과 이자를 제대로 갚지 않는다”며 폭력배를 동원해 김씨를 감금 폭행한 혐의다.

구속된 김씨는 또 올 1월 일본 취업알선 브로커 박모씨(41·여)를 통해 채무자 김씨와 김씨의 동업자 이모씨(23·여)까지 일본 유흥업소에 팔아넘기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김씨는 지난해 4월과 10월 각각 1천만원씩 빌려준 뒤 이자와 수수료 등으로 모두 2천6백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 위협시달려 정신병원 입원도

20대 여성이 사채업자로부터 50만원을 빌려쓴 뒤 10개월만에 빚이 3천5백만원으로 늘어나자 정신병원에 입원한 사실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대구동부경찰서에 따르면 회사원인 김모양(25·대구 동구)은 지난해 6월 사채업자 박모씨(30)로부터 50만원을 빌리면서 열흘치 선이자 5만원을 떼고 열흘마다 이자(10%)를 복리로 계산해 주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김양은 이자와 원금을 제때 갚지 못해 석달만에 빚이 1백20만원으로 늘어나자 이자를 갚기 위해 또 다른 사채업자 김모씨(40)로부터 돈을 빌리는 등 지금까지 사채업자 16명으로부터 빚을 냈다.

김양은 사채업자들로부터 돈을 빌려 10개월 동안 1천만원을 갚았지만 아직도 빚이 2천5백만원이나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양 가족은 “이들 사채업자들이 ‘돈을 갚지 않으면 유흥업소에 넘기겠다’고 협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김양은 사채업자들의 협박에 시달리다 정신이상 증세를 보여 최근 대구 D정신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대구·부산〓정용균·석동빈기자〉jyk061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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