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학생,「허위반성문」경관 징계 반발

  • 입력 1999년 3월 14일 20시 19분


졸업식에 참석한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의 경호차량 앞 유리를 학생들이 파손한데 대해 경찰이 서울대총학생회 간부의 이름으로 반성문을 작성해 총리실에 제출한 사건과 관련해 관할 서장이 직위해제되고 담당 경찰관이 징계에 회부되자 서울대 교수와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서울대 학보인 대학신문은 14일 ‘조작극의 진짜 책임자는 누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총리비서실은 공식적인 절차를 밟지 않고 관악경찰서에 명령조의 요구를 해 경찰의 반성문 조작을 불러왔다”며 “누가 정말 책임을 느껴야하는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총학생회도 이날 대자보를 통해 “상부의 무리한 지시와 총학생회의 입장 사이에서 갈등하던 경찰이 결국 문서조작이라는 모험을 선택하게 됐다”며 “담당 경찰서장의 직위해제와 해당 경찰관의 징계는 비열한 권력행사”라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이기준(李基俊)서울대총장과 일부 보직교수들은 간담회를 갖고 총리실의 대응방안이 지나쳤다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청은 13일 김영준(金永俊)서울 관악경찰서장을 직위해제하고 후임에 한휴택(韓休澤)정부세종로청사 경비대장을 임명했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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