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병원에 괴한침입 전기끊어 치료마비…중환자 이송소동

  • 입력 1998년 12월 22일 07시 40분


건물주의 부도로 경매가 진행중인 병원에 20대 5명이 침입해 병원에 공급되는 전기를 일방적으로 끊는 바람에 중환자 2명이 인근 병원으로 급히 이송되는 소동이 빚어졌다.

이들은 21일 오후3시반경 경기 파주시 조리면 봉일천리 성심병원(원장 김환철)에 들어가 2,3층 병실과 지하발전실의 전원을 차례로 끊었다. 이때문에 일반병실과 응급실 검사실 등 전기공급이 오후 6시반까지 3시간가량 중단됐다.

단전으로 산소호흡기 가습기 등 의료기구가 전부 작동을 멈춰 천식환자 오모씨(72) 등 중환자 2명이 인근병원에 급히 옮겨졌다. 또 난방도 중단돼 입원중인 환자 66명과 보호자 직원들이 추위에 떨었다.

병원 업무부장 양환진(楊煥鎭·37)씨는 “건물주의 부도로 9월부터 병원건물에 대한 경매가 진행중인데 최근 건물주로부터 소유권을 넘겨받은 S사측이 ‘보증금의 10%(6천1백50만원)만 받고 건물을 비우라’면서 전기공급을 끊겠다고 협박했었다”고 전하면서 “단전사고로 검사 진료 등 병원의 모든 업무가 중단됐고 환자의 생명까지 위협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사측은 “병원측이 보증금 전액을 지불하라며 소송을 내 오히려 우리가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단전을 지시한 적은 없고 전 소유주와의 분쟁 때문에 일어난 일 같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찰은 22일 병원과 S프라자 직원들을 불러 단전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파주〓박종희기자〉parkhek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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