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 오발문제점]배치30년넘은 폐기대상 고쳐 사용

  • 입력 1998년 12월 5일 0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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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방공포대의 미사일 발사사고를 조사한 공군은 일단 미사일 발사명령을 제어하는 전기회로에 이상이 있었다고 밝혔다.

발사준비가 끝났음을 알리는 스위치를 눌렀는데 (실제 발사스위치를 누른 것처럼) 표시등이 켜지고 미사일이 발사됐다는 설명.

전기회로 어디에 문제점이 있는지, 원인이 무엇인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지만 공군조사단 발표대로 미사일 발사명령과 관련된 전기회로에 이상이 있다면 발사스위치를 잘못 눌러서 일어난 사고보다 훨씬 심각하다.

같은 종류의 나이키 허큘리스 미사일을 운용중인 방공포대에서 이번과 비슷한 사고가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나이키 미사일은 80년대 전북 지역에서도 잘못 발사된 적이 있었지만 포대원이 발사 스위치를 잘못 누르면서 일어난 사고였지 전기회로가 고장난건 아니었다.

사고가 난 나이키 미사일은 65년부터 미군에서 넘겨받아 운용중인 지대공 및 지대지 미사일로 현재 국내에 2백여기가 실전배치돼 있다.

그러나 대부분 내구연한을 5∼6년 이상 넘긴 상태다. 당연히 폐기처분해야 하지만 경제여건을 감안해 부품을 바꾸는 등 관련 장비를 정비해 가며 계속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일부 의원들이 이런 문제점을 지적하며 나이키 미사일과 관련장비를 즉시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국방부는 예산형편상 곤란하다고 답변했었다.

방공포대는 매일 미사일 장비를 점검하지만 실제상황에 즉각 사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일주일에 한번은 미사일 점화 케이블까지 완전히 연결해놓고 점검작업을 벌일 만큼 신중을 기하고 있다.

이때 점화케이블이 연결된 상태에서는 스위치를 누를 경우 미사일이 발사되기 때문에 만약의 경우에 대비한 조치도 취하고 있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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