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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12월 5일 0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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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10시35분경 인천 연수구 동춘동 공군 방공포대에서 발생한 미사일 오발사고. 이날 오후 사고내용이 알려지자 인천 시민들은 “도대체 어떻게 도심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느냐”며 분노했다.
○…나이키 미사일이 지상 3백m 상공에서 폭발하면서 파편 수백개가 군부대에서 4백∼5백m 떨어진 건영 현대 한양아파트 등 연수신시가지 아파트 밀집지역(7백44개동 5만7천7백여가구거주)에 떨어지자 주민들은 “전쟁이 터진 것 아니냐”며 앞다퉈 대피했다.
길이 8m가 넘는 미사일 추진체 4조각이 떨어진 동춘동 대우자동차 출고사무소 앞 도로에는 깊이 50㎝의 웅덩이가 생기는 등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연수구 주민 김인석씨(49)는 “하늘에서 갑자기 ‘꽝 꽝’하는 굉음이 두번 들렸으며 공중에서 버섯구름과 함께 파편이 수없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부대 인근 고물상에서 일하던 박재수씨(44)가 머리에 파편을 맞아 병원으로 옮겨지는 등 이날 사고로 주민 6명이 다쳤다.
또 차량 1백20여대와 아파트 유리창 수백장이 파손됐으며 송도∼연수동간 왕복4차선 도로에도 파편이 떨어져 차량들이 이를 피하다 잇따라 접촉사고를 내기도 했다.
동춘동 핀란디아가구점에는 무게 10㎏의 파편이 천막지붕을 뚫고 떨어졌으며 동춘동 산 38 윤찬영씨(65)의 집에도 파편이 떨어져 지붕이 부서지는 등 건물피해도 18건이나 됐다.
대우자동차 하치장에 세워둔 마티즈승용차 4대도 파손됐다.
미사일이 발사되면서 사고 부대 야산에 화재가 발생하자 소방차 5대가 출동해 진화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연수구청은 사고가 난 공군부대앞 공터간이막사에 ‘피해자신고처’(032―834―1983)를 마련하고 피해신고를 받고 있다.
신원철(申元澈)연수구청장은 “아직 정확한 피해규모를 알 수 없으나 접수가 끝나는 대로 군부대에 보상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사고가 난 공군부대는 아파트가 밀집한 연수신시가지와 거의 붙어있어 주민들이 “언제 또 사고가 날지 모른다”며 불안해 하고 있다.
또 수도권에 가스를 공급하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인수기지도 군부대와 2㎞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대형사고의 불안감을 더해주고 있다.
주민 이광용씨(41)는 “불붙은 미사일파편이 가스인수기지에 떨어졌으면 어떻게 되었겠느냐”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군부대를 외곽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박정규·박희제기자〉rochester@donga.com